"선거때 약속대로 직접 찾아왔다" 노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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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태우 대통령은 4일 오후 노원구중계동 영세민 지역을 방문, 주민들의 생활실태를 둘러보며 주민들을 격려.
노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선거 때 여러분과 기쁨과 고통을 같이 한다고 약속한대로 여러분이 얼마나 어려운가 직접 보고 싶어 나왔다』고 인사.
노 대통령은『정부도 여러분을 많이 도와드릴테니 여러분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말고 열심히 살아 달라』고 당부하고 『정부가 주택난·상하수도시설·탁아소설치등 생활여건을 개선하는데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
노 대통령은 이어 구청에 들러 이 지역 주민대표와 환담하는 자리에서 『내 임기중 모든 것을 걸고 모두 가난을 벗고 중산층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잘살겠다는 의지』라며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을 강조.

<북한tv시청마저 못해>
○…통일·외교·안보의제를 다룬 5일의 본회의에서 여당측은 무분별한 통일논의에 단호한 대처를, 야당측은 정부의 적극적 남북교류알선을 각각 주장해 대조적.
박관용 의원(민주)은 『현재의 통일원은 안기부의 부속단체가 돼버려 북한TV시청까지 안기부만 독점하고 통일원에서는 TV시청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토통일원의 명칭은 북진통일론의 이미지와 군사적 긴장감이 내포돼 있는 만큼 민족통일원으로 개명돼야 한다』고 주장.
이재연 의원(공화)은 자신의 원고가 김종필총재에 의해 전문이 폐기되고 정책위에서 쓴 것을 대독하게 되자 질문서두에 『오늘 아침 갑자기 질문내용이 모두 바뀌어 심기가 몹시 좋지못하다』고 한 뒤 질문말미에 비무장지대에 통일의 광장을 설치하자는 자신의 주장을 고집스럽게 삽입.
정웅 의원(평민)은 한 문장이 2백자원고지 7∼8장이나 될 정도의 장문 원고를 읽었는데 의제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광주사태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하며 전두환당시 국보위상임위원장과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을 신랄하게 공격.
정 의원은 자신을 최근 일각에서 광주사태 관련자로 얘기하고 있음을 의식했음인지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이 군작전지휘권상에 있지도 않으면서 현지에서 발포명령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

<신임문제에는 답변회피>
○…이현재 국무총리는 4일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노태우대통령의 신임투표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회피.
이 총리는 이날 조세형의원(평민)의 신임투표여부에 대한전망과 유인학의원(평민)의 뉴욕타임스 회견에서의 재평가 방식에 대한 추궁에 답변을 생략.
유 의원은 이총리가 이에 대한답변을 섕략하고 하단하려 하자 앉은 채로『뉴욕타임스건은 왜 답변하지 않느냐』고 고함을 질렀는데 이총리는 『그 문제는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해명.
이 총리는 처녀답변을 끝내면서『오늘 대단히 계몽적인 말씀과 중요한 충고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이례적인 인사.

<지지하되 공식발표 않기로>
○…평민당은 5일 당무회의를 열고 이일규대법원장임명동의안 표결에 따른 당의 방침을 논의 했으나 지지는 하되 당론으로 공식지지를 발표하지는 않기로 결정.
평민당은 이씨가 일부시국사건에서 소수의견을 내는등 소신있는 행동을 보인 것은 인정하나 유신체제를 포함해 12년동안 대법원판사를 지냈고 다른 시국사건에서는 다수 의견을 따라간 경우도 많았다는 이유로 비공식지지를 선택.
당의 한관계자는 『재야법조계로부터 이씨가 개인적으로는 나무랄데 없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평민당까지 공식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

<진보적질문 보수로 바꿔>
○…외교·안보분야 질문에 앞서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4일오후 질문자인 이재연의원의 원고를 전면 파기하고 정책위에서 다시 작성토록 지시.
이의원은 『이제까지의 통일논의는 형식의 껍데기만 다루고 문제의 본질은 회피해 왔다』 며 △소련이 제안한 동북아안보구상 △주변강대국과의 평화협정 △북한이 제의한 군사회담△비무장지대내 평화운동장설치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진보적」내용으로 일관.
그러나 김 총재는 이날 최종재가과정에서 이의원의 반발에도 불구, 2시간이상의 「훈시」끝에 자신의 구상대로 보수색채가 짙은 내용으로 전환토록 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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