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김정은에게 억류 한국계 미국인 석방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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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

 내달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극비 회동을 가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가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를 김 위원장에게 제기했다고 AP통신이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이들 곧 풀려날 것” #폼페이오 인준 앞두고 첫 민주당 지지자 나와

 앞서 폼페이오 내정자는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에 극비리에 방북, 비핵화 문제 등을 김 위원장과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은 모두 한국계다. ‘적대 행위’ 혹은 ‘국가전복음모’ 등의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김동철·김상덕(미국명 토니 김)·김학송씨다. 익명을 요청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곧 풀려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관계자의 말이 맞다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 해결에 기대감을 드러낸 것은 이와 같은 북·미 간 ‘사전 논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송환돼, 엿새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을 언급한 뒤 “그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 명의 미국인 석방을 위해 매우 부지런히 싸우고 있다. 그렇게 할(석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협상이 진척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미 민주당 상원 가운데 최초로 하이디 하이트캠프 상원(노스다코타)이 폼페이오 내정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오는 23일 예정된 그의 상원 인준 절차를 앞두고서다.

 노스다코타는 지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공화당 강세지역이다. 하이트캠프의 이같은 지지 발언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지역 공화당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외교위 소속이 아니라 폼페이오 내정자의 ‘첫 문턱’인 외교위 인준 표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본회의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회전문지인 더힐은 내다봤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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