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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한국군 학살 생존자 “50년 전 그날 남동생이 울컥울컥 피를 토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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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정론관에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으로부터 가족이 학살당하고 본인은 생존한 베트남 여성 응우옌티탄(동명이인)이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으로부터 가족이 학살당하고 본인은 생존한 베트남 여성 응우옌티탄(동명이인)이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 군에 의해 동생을 잃은 베트남 퐁니·퐁넛 마을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씨가 한국 국회를 찾아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동생을 잃은 사연을 털어놨다.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위치한 퐁니·퐁넛 마을 및 하미 마을 학살 사건은 1968년에 일어나 올해 50주기를 맞았다.

응우옌티탄씨(58)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군이 쏜 총에 남동생을 잃은 사연을 털어놨다.

베트남전 퐁니퐁넛 사건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 씨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평화의 미래를 위한 간담회에서 한국군의 학살 상황을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뉴스1]

베트남전 퐁니퐁넛 사건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 씨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평화의 미래를 위한 간담회에서 한국군의 학살 상황을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뉴스1]

응우옌티탄씨는 "왜 한국군은 여성과 어린아이 뿐이었던 우리 가족에게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나요"라며 "어째서 한국군은 끔찍한 잘못을 저질러놓고 50년이 넘도록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나요"라고 호소했다.

응우옌티탄씨는 "죽은 남동생은 한국군이 쏜 총에 입이 다 날아갔다"며 "남동생이 울컥울컥 피를 토해낼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렸다.

하미 마을 생존자인 동명이인 응우옌티탄씨(61)도 눈물을 흘리며 가족을 잃은 고통에 대해 공감했다.

베트남전 퐁니퐁넛 사건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 씨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평화의 미래를 위한 간담회에서 한국군의 학살 상황을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뉴스1]

베트남전 퐁니퐁넛 사건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 씨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평화의 미래를 위한 간담회에서 한국군의 학살 상황을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뉴스1]

두 증언자는 모두 한국군에 의해 각각 5명의 가족을 잃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날의 잔인한 학살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며 "한국 참전군인들의 사과를 받고 싶다. 최소한 사과가 있어야 용서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21일부터 양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시민평화법정에 참여한다. 시민평화법정은 베트남 학살 피해자가 원고가 되어 한국정부를 피고석에 앉히고 학살의 책임을 묻는 법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민족문제연구소, 한베평화재단 등 24개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준비해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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