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가장 흔한 물고기는 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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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리가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구에서 큼직한 숭어를 사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수리가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구에서 큼직한 숭어를 사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인 하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물고기는 숭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하구 325곳에서 가장 많이 출현한 물고기 80종의 정보를 담은 ‘강과 바다의 소통, 물고기가 전하는 하구 이야기’ 도감을 최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2008년부터 전국 하구를 대상으로 ‘하구 수생태계 현황 조사 및 건강성 평가’를 하고 있다. 하구란 강과 바다의 경계부터 바다가 만조일 때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 상류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도감에 따르면, ‘하구 수생태계 현황 조사 및 건강성 평가’ 기간 동안 출현한 총 184종의 물고기 중에서 가장 많이 보인 물고기는 숭어로 325곳의 하구 중 229곳에서 출현했다. 숭어는 강 하구나 연안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며, 치어일 때 강 하구나 하천 하류에서 생활하다가 바다로 이동하는 회유성 어류다.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크고, 전 지역에 고루 분포하는 붕어가 213곳의 하구에서 출현해 뒤를 이었다. 3위는 민물검정망둑으로 158곳의 하구에 출현했다. 이 물고기는 암컷이 산란한 알을 수컷이 부화할 때까지 보호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멸종위기 가시고기 23곳서 출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가시고기. [사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가시고기. [사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에서는 Ⅱ급 가시고기가 23곳에 출현하며 유일하게 44위에 올랐다. 이 물고기는 일생을 바다로 이동하지 않고 민물에서만 지내면서 물속에 사는 곤충이나 작은 무척추동물을 먹는다.

치리(25위)와 꺽지(54위), 큰볏말뚝망둑어(62위) 등 한국 고유종도 13종이 80위 안에 포함됐다. 생태계 교란종인 배스와 블루길은 각각 37곳과 32곳에 출현해 32위와 37위에 올랐다.

한국 고유종인 농어목 꺽지과의 꺽지. [사진 환경부]

한국 고유종인 농어목 꺽지과의 꺽지. [사진 환경부]

이번 도감은 전국 도서관, 연구 기관 등에 보급되며, 17일부터 환경부 누리집에서 그림파일(PDF) 행태로 제공된다. 송형근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이번 도감 발간으로 국민들이 하구의 어류 수생태계를 쉽게 이해하고 관련 연구에도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재관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도 “앞으로 우리나라 하구 수생태계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수변식생 등 도감을 잇달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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