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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열기구 추락…탑승자 1명 사망, 12명 부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의 나무에 걸려 있는 열기구 모습. 최충일 기자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의 나무에 걸려 있는 열기구 모습. 최충일 기자

12일 오전 8시 11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북쪽 상공에서 열기구가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경상을 입었다.

제주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이 열기구에 탄 탑승자 13명 중 기장 김모(55)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심폐소생술(CPR)을 하면서 서귀포 시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나머지 12명은 경상을 입어 제주시와 서귀포시 병원으로 나눠 옮겨졌다.

제주동부소방서는 서귀포시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주민으로부터 열기구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해 구조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의 나무에 걸려 있는 열기구 모습. 최충일 기자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의 나무에 걸려 있는 열기구 모습. 최충일 기자

업체 관계자 에 따르면 해당 열기구는 탑승객 사전 안전교육 후 이날 오전 7시35분쯤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한 들판에서 이륙해 30여 분간 인근을 비행했다. 그 이후 사고 현장 인근 착륙장으로 이동하던 중 숲 속 나무 꼭대기에 걸렸다가 바람을 타고 벗어나 주변 초지에 착륙을 시도했다.

땅에 닿은 열기구는 여러 차례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땅에 부딪히며 100m가량 강풍에 밀려가다가 나무에 다시 부딪히며 멈춰 섰다. 이 과정에서 탑승자들은 탈출하거나 튕겨 나갔으며, 조종사 김 씨는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다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사망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열기구 운영업체 관계자와 탑승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추락사고가 난 열기구는 지난 2015년부터 주식회사 오름열기구투어에서 운행해 왔다. 사고 열기구는 높이 35m, 폭 30m 크기로 영국의 글로벌 열기구 업체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탑승 인원은 기장을 포함해 17명이다. 해당 열기구는 한국항공기술원으로부터 지난해 7월 안전검사를 받아 통과했다.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의 나무에 걸려 있는 열기구 모습. 최충일 기자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의 나무에 걸려 있는 열기구 모습. 최충일 기자

제주 관광업계에서는 예상했던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주는 강풍이 많이 불고, 풍력발전기나 고압송전탑 등 인공장애물도 많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2015년 허가가 날 때까지 세 차례나 사업을 불허했었다.

지난 1999년 4월 제주에서 개최된 열기구 대회에서도 실제 고압선에 걸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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