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 유인해 잡아먹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올라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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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개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며 동물보호법이 강화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 국민청원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키우던 개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며 동물보호법이 강화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 국민청원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키우던 개가 친하게 지내던 이웃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내용의 국민 청원이 하루 만에 동의 인원 6,700명을 넘어섰다.

아랫집 살던 이웃이 개 유인해 목매달아 죽이고 여러 사람이 나눠 먹기까지

10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가까이 살던 이웃이 저희 개를 유인해 목매달아 죽이고 여러 사람과 나누어 먹었다. 심지어 저희 아버지께 먹으러 오라고까지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 제기자는 "더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동물보호법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 제기자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4일 키우던 개가 사라져 사례금을 건 전단을 작성해 인근 주민에게 배포하고 유기견 사이트에 공고를 올리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찾기 시작했다. 감감무소식에 사례금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려봤지만, 소식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한 달여 만에 이웃에게 "개는 이 세상에 없다. 누군가 잡아먹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용의자는 가까이 있었다. 바로 아랫집에 살며 친하게 지냈던 이웃이었다. 청원 제기자는 "내가 전단을 주며 '보면 꼭 연락 부탁한다'고 애절하게 말할 때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는 못 봤다며 보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며 "그 이웃은 힘들어하는 제 부모님과 약주까지 했다. 그다음 날은 뻔뻔한 얼굴로 와서 '농사를 지어야 하니 거름을 뿌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봐와서 우리 집 개인 것을 뻔히 알면서 그런 끔찍한 일을 했다"며 "'믿었던 이웃이 나쁜 짓을 하진 않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 너무 한이 된다"고 토로했다.

현재 청원 제기자는 해당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고 진술서를 작성한 상태다.

청원 제기자에 따르면 죽은 개의 이름은 '꿀이'이며, 사라진 당일 자택에 설치돼있던 CCTV에 찍힌 모습이 마지막이 됐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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