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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구소 사태’는 보조금·기부금 인식 차 때문, 협력은 지속"

중앙일보

입력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가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문을 닫게 된 것과 관련해, 해당 의사 결정의 책임자인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성경륭(64) 이사장이 입을 열었다.

성 이사장은 오늘(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측에서는 ‘보조금 사업’으로 인식했고, 미국 측에서는 ‘기부금’ 개념으로 이해해 핵심적 문제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이사장은 “한국 쪽에서는 ‘지원금 사업’으로 인식해 계속해서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미국 측에서는 ‘기부금’으로 인식해 한국의 제도개선 요구를 ‘학문의 자유 침해, 자율성 침해’라고 받아들이는 평행선이 오래 지속됐다”며 “한국 측은 제도 개선을 바랄 뿐, 미국 SAIS와 USKI 측과 관계 단절이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합의점이 나타나지 않아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부금 사업이라고 이해했다면 미국 측의 대응이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우리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도 있지 않았겠나 생각한다”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서로 이 점을 설명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제가 취임하기 전인 2014년부터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나왔고, 2017년 11월 예산심의 과정에서 ‘USKI 문제에 관해 제도개선 방안을 연구해서 조치 완료하고 2018년 3월까지 국회에 보고하라’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며 “제가 2월 12일 취임했는데 3월 말까지 하려니 시간이 촉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처음에 원하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와서, 좀 더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없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이사장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중요한 기관과 기관 관계를 중단할 목적은 없었다”며 다른 방식으로 한국 관련 교류 프로그램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는 “아직 한미연구소 측 갈루치나 조엘 위트 등 여러 전문가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어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통로로 진심을 알리고 새로운 어떤 토대 위에서 건강하고 견고한 한미관계, 기관 간 협력관계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관해서는 “중요한 안보자산이기 때문에, 아직 한미 간 협의가 안 돼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미국 측과 협의가 된다면 38노스는 지속해서 협력하며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지원으로 출장을 다녀와 논란이 된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해서는 “부임 전 일이라 상세하게는 모른다”면서도 “어쨌든 예산 지원에 있어서 더 조심하고 챙길 부분이 있는지,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필요한 제도나 기준이 미비하면 제대로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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