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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같은 차 이름 … 알고 보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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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L330(그랜저)''307CC(푸조)''530i(BMW)''SLK(벤츠)'….

자동차의 뒤 트렁크나 옆면에 적힌 알파벳과 숫자들. 알쏭달쏭하고 암호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의 종류나 기능을 함축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그 표시안에 차의 역사도 담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차량의 특성과 기능을 가미해 이름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숫자를 보면 차가 보인다=그랜저 L330, 렉서스 LS430 등에서처럼 숫자 330, 430은 배기량이 3300㏄, 4300㏄라는 것을 의미한다. 배기량은 엔진 안에 있는 피스톤이 폭발의 힘을 빌려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이동하면서 소비하는 가스의 부피다. 이 숫자가 클수록 차의 힘이 좋아진다. 아우디는 A8.A6.A4 등으로 차를 구분했다. 숫자가 클수록 배기량이 큰 차다. 스포츠카에는 TT라는 명칭이 붙는데 이는 영국의 섬에서 열리는 투어리스트 트로피(Tourist Trophy)란 경주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차의 크기와 영역, 배기량을 함께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BMW 530i는 중형 세단(5)이면서 배기량 3000㏄(30)의 가솔린(i) 차량이란 뜻이다. BMW는 7-5-3-1로 차종을 표시한다. 3은 콤팩트 세단, 7은 대형 럭셔리 세단, 5는 그 중간급이고 국내에 시판되지 않는 소형차는 1시리즈다. i는 연료분사 방식(injection)이며 가솔린 엔진이란 의미가 있다.

르노삼성차는 SM7-SM5-SM3로 차량를 구분했다. 7은 배기량 2300~3500cc, 5는 2000cc, 3은 1500~1600cc급의 차다. 푸조는 가운데 '0'을 넣은 세 자리 숫자로 차 이름을 짓는다. 0 앞의 숫자는 차의 크기로 숫자가 클수록 차량의 모델도 크다. 0 뒤의 숫자는 버전이다. 푸조 206이면 소형차(2)의 6세대 버전을 뜻한다. 숫자 뒤에 붙는 영문은 차종을 뜻한다. 307CC의 CC는 쿠페-카브리올레의 줄임말이다. 하드탑(금속지붕) 컨버터블로 탑을 닫으면 쿠페로, 열면 카브리올레(컨버터블)로 변한다는 뜻을 함축했다.

◆늘어나는 L.D.X= 최근 차 이름에 많이 쓰이는 알파벳 이니셜은 뭘까. L.D.X다. 대개 L은 고급 모델을 의미하는 럭셔리(Luxury), D는 디젤 엔진, X는 다용도 기능을 하는 차를 가리킨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라는 표현이 너무 남용되는 경향도 있다"고 꼬집었다. HDi는 고압 직분사(High Pressure Direct Injection)라는 디젤 엔진의 연료 분사 방식을 표시한 것이다. X는 크로스-컨트리, 크로스오버, 익스트림 등 여러 가지 단어를 축약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나 다목적 차량 등에 많이 붙는다. BMW.볼보 등에 X가 붙는 차는 SUV다. 렉서스 RX시리즈는'Rugged 4X4(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는 4륜구동)'라는 뜻을 가진 SUV다.

현대 투싼이나 싼타페 모델은 크로스-컨트리를 의미하는 X를 사용했다. 또 엑설런트라는 의미로 고급형 차를 나타낼 때도 있다. 벤츠의 M(Mobile) 시리즈는 SUV다. 힘있게 움직인다는 뜻을 담았다. 벤츠는 C(Compact), E(Executive), S(Super Salon)로 소형.중형.대형을 나눴다. 2인승 로드스터인 SLK는 '스포티하고 경쾌하고 작다'는 의미의 독일어를 줄인 말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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