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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비서실장이었던 유승민 “책임 없는 사람이 아니니…마음 무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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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왼쪽)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선 공동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왼쪽)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선 공동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6일 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정말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학생학점인정과정에서 ‘현대 한국 정치의 이해’를 주제로 특강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헌정사의 큰 불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치권이 여야나 보수·진보를 떠나 정말 같이 각성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사실 박근혜 정부 탄생에 책임이 없는 사람이 아니니까 더더욱 마음이 무겁다”면서 “늘 ‘집권 후에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냐’라고 하는 회한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 공동대표는 특강 도중 보좌진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를 전해 듣고 어두운 표정으로 “24년에 180억이네요”라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05년 한나라당 대표를 맡으면서 당시 비례대표 초선인 유 공동대표를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유 공동대표는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정책 메시지 단장으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유 공동대표의 박 전 대통령의 거리가 공식적으로 멀어진 것은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유 공동대표의 인터뷰가 보도되면서다. 그는 당시 박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쓴소리도 만나야 하는데 만나기는커녕 전화 통화조차 어렵다” “대화할 때 한계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부진한 일 처리를 꾸짖으며 “외교부가 아니면 누가 하나. 청와대 얼라들이 하느냐”고 말하며 날을 세웠다.

박 전 대통령은 유 공동대표를 지목해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고, 유 공동대표는 당시 새누리당에서 쫓겨나다시피 당을 떠나면서 헌법 1조 2항을 인용해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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