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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소금의 짠테크 시크릿] 잘 버리면 돈이 되는 쓰레기 활용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재활용 쓰레기 문제로 여론이 한참 시끄럽습니다. 무심코 재활용 쓰레기로 버렸던 폐비닐ㆍ폐스티로폼이 문제였죠. 분리수거는 안 된다(재활용품 수거 업체), 일반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면 과태료를 부과한다(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지 혼란스러웠죠.

3년 안 쓴 제품은 버려야 #가전, 중고장터 거래 잘 돼 #같은 재질끼리 분리 배출 #음식쓰레기는 ‘수분 빼기’

정부가 재활용품 수거 업체에 비닐ㆍ스티로폼 처리 비용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잠시 봉합은 됐지만 언제든 비슷한 문제가 또 터질 수 있지요. 버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란 점을 체감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요. 언제까지 버릴 수 있을까요. 모두의 숙제가 돼버렸네요.

물건은 살 때도 버릴 때도 돈이 든다. 쓰레기 버리기에도 짠테크가 필요하다. [중앙포토]

물건은 살 때도 버릴 때도 돈이 든다. 쓰레기 버리기에도 짠테크가 필요하다. [중앙포토]

그래서 쓰레기 버리기에도 ‘짠 테크’가 필요합니다. 집 안을 살펴보세요. 대부분 생활용품이 돈입니다. 공짜로 받은 게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직접 돈을 내고 산 제품입니다. 억울한 건 살 때도 돈을 냈는데 버릴 때도 돈을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음식도 남으면 돈을 내고 버려야 합니다. 포장지도, 가전제품도, 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버릴 때 생각보다 큰 지출이 필요합니다. 제품에 따라 제대로 버리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버리는 것도 돈이란 마음가짐으로 하나하나 실천해 보세요. 잘 버리면 돈이 됩니다.

시작과 함께 두 가지 원칙부터 새겨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인 앤 아웃(In and out) 법칙’입니다. 새로 들어온 제품이 있다면 같은 종류의 오래된 제품은 버리세요. ‘뒀다가 누구에게 줘야지’ ‘가지고 있다 보면 쓸모가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은 버리세요. 줄 거라면 더 낡기 전에 당장 주세요. 중고장터에 팔 생각이라면 역시 당장 파세요. 줄 사람도 없고 팔기도 마땅치 않다면 당장 버리면 됩니다.

두 번째는 ‘3년 미사용의 법칙’입니다. 옷도 3년 넘게 안 입었다면 버리고, 전자제품도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면 버리세요. 춥고 덥고 비 오고 눈 오는 계절이 12번 바뀌는 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면 필요하지 않아서입니다. 제품은 멀쩡한데 단지 입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았다면 세탁하거나 닦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주거나 중고장터에 판매하세요.

이제 실전입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은 4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돈 내고 버린다▶분리수거로 돈 안 내고 버린다▶팔 수 있는 건 판다 ▶능력껏 재활용한다. 이 4가지 방법별로 세부 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의 쓰레기 분리 수거 현장.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이 폐 플라스틱과 비닐을 수거해 가지 않으면서 혼란이 일었다. [중앙포토]

지난 1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의 쓰레기 분리 수거 현장.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이 폐 플라스틱과 비닐을 수거해 가지 않으면서 혼란이 일었다. [중앙포토]

①돈 내고 버리기

일반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야 하는지, 분리 수거해야 하는지 구분하지 않고 쓰레기봉투에 다 넣어 버리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쓰레기봉투 비용도 아깝고 분리수거로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버리니 더 안타깝습니다. 귀찮아서 그러신가요.

분리 수거할 수 있는 제품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재활용이 가능한데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렸다가 자칫 과태료도 물 수 있습니다. 분리수거가 가능한 제품인지, 아닌지를 꼼꼼히 따지는 노력을 조금만 더 해보시죠. 분리수거를 잘하시는 분들은 한 달 동안 50ℓ 봉투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②분리수거로 돈 안 내고 버리기

분리수거를 할 때는 같은 재질끼리 잘 분리해서 버려야 합니다. 비닐 코팅이 된 종이는 일반 쓰레기로 처리해야 합니다. 종이에 붙어있는 테이프, 스테이플러 심 같은 금속도 다 분리해야 하고 음식물이 묻었으면 닦아내야 합니다.

1.8ℓ 음료수 페트병을 예로 들겠습니다. 남은 음료는 씻어 버리고 뚜껑과 페트병, 라벨지로 나눠야 분리수거가 완성됩니다. 귀찮을 수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물건을 쓴 소비자가 하는 게 맞겠죠.  끼리끼리 모아야 자원으로 쓸모가 있습니다. 그래야 수거하는 분들의 노력도 의미가 있는 거죠. 종이ㆍ금속ㆍ비닐ㆍ플라스틱 등 분류를 잘해서 버려주세요.

③팔 수 있는 건 팔기

온라인 중고 장터는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가전제품은 거래가 쉽게 잘 됩니다. 나에겐 쓸모가 없어도 다른 분은 저렴한 가격에 잘 쓸 수 있습니다. 버리지 말고 팔아 보세요. 대형 가전은 한 달 정도 여유를 두고 내놓는 게 좋습니다. 사는 분도 물건을 들여놓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내 물건이 아무리 가치 있다고 하더라도 살 사람이 없으면 결국 내 돈을 내고 버려야 하는 쓰레기가 됩니다.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무리하게 욕심을 내기보다는 적정한 값에 판매하세요. ‘버릴 때 내야 할 돈+판매 수익’이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길이니까요.

④능력껏 재활용하기

스티로폼 박스나 페트병 등은 의외로 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화분으로 만들고 곡물 보관 용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분들은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해 재활용합니다. 쓰레기로 버리거나 분리수거로 배출하기보다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재사용하는 것도 매우 좋은 처리 방법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는 동물이 먹을 수 있는 것만 분리해서 버려야 한다. [중앙포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는 동물이 먹을 수 있는 것만 분리해서 버려야 한다. [중앙포토]

골치 아픈 쓰레기가 더 남았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우선 동물이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종류가 복잡하지만 사실 구분하는 건 간단합니다. 내가 먹고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 아닌 것은 일반쓰레기로 분류해야 하죠.

커피 찌꺼기, 견과류 껍질, 게딱지와 조개껍데기, 동물의 뼈 등은 일반 쓰레기입니다. 족발 살 때 뼈는 빼고 포장해 달라고 하세요. 견과류도 잘 까서 포장해 둔 물건을 사세요. 동물이 먹을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는 봉투를 사서 담던지 무게만큼 비용을 지불하고 배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수분 빼기를 한다면 그 무게와 부피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잘 건조해서 화분에 거름 대신 사용하면 비용도 안 들고 영양분도 공급하는 ‘일거양득’ 효과가 있습니다.

무조건 버리기보다는 분류하고 재사용하고 판매하세요. 그럼 쓰레기가 아닌 자원과 돈이 됩니다. 모든 제품은 살 때부터 버릴 때까지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제 쓰레기를 돈으로 보는 습관을 들이길 바랍니다.

◇대왕소금=회원 74만 명의 짠돌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본명은 이대표. 짠돌이 회원들의 돈 모으기와 내 집 마련의 멘토로 활동 중이다. 최근 책 『부자가 된 짠돌이』도 출간했다. mmnix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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