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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3일 남북 예술단 합동 공연 깜짝 관람할까

중앙일보

입력

평양 도착한 남측예술단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인솔하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 등이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도착한 남측예술단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인솔하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 등이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 걸그룹 레드벨벳의 무대를 보며 박수 치는 장면이 3일 공개될까. 1일 진행된 남측 예술단의 동평양대극장 단독 공연에 이어 3일엔 남북이 합동으로 꾸미는 무대가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펼쳐진다. 김정은은 3일 공연을 직접 관람할 가능성이 크다.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평양에 도착한 뒤 함께 방북한 기자단과 만나 “평창 겨울올림픽때 북측의 강릉 공연 후 서울 공연에 문재인 대통령이 갔다. 우리가 (평양에) 답방 형식으로 왔으니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이어 “북측에서 (공연 관람차) 누가 오는지 아직 공식 통보받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공연장에 나타날 경우, 가수 출신인 부인 이설주가 동행할지도 관심거리다. 은하수관현악단 출신인 이설주는 과거 김정은이 모란봉악단 공연 등을 관람할 때 함께 공연을 봤다. 이설주는 지난달 5~6일 문 대통령의 대북특시단의 방북 만찬에도 참석했으며 25~28일 김정은의 방중에도 동행해 국제 무대 퍼스트레이디 데뷔를 마쳤다. 이 때문에 3일 공연에 김정은과 함께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11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에 김정숙 여사와 동행했다.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 맨 왼쪽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다. 윤 실장은 예술단 평양 공연에도 포함됐다. [청와대 제공]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 맨 왼쪽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다. 윤 실장은 예술단 평양 공연에도 포함됐다. [청와대 제공]

이번 방북 예술단에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된 것도 김정은의 등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실장은 지난달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과는 구면인데다 문 대통령을 오래 보좌해 온 최측근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달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윤 실장이 주요 담당 업무가 아닌 예술단 방북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정치적 메시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평양 체류기간 중에 김정은이나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할 기회가 생길 경우 윤 실장이 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선 이번 공연의 기획과 진행을 주도한 탁현민 선임행정관도 동행했다.

예술단은 2일엔 3일 합동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진행한다. 예술단과 함께 방북한 태권도 시범단도 1일 평양 태권도전당 단독 공연에 이어 2일엔 평양대극장에서 55분간 남북 합동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사전 행사 성격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예술단 공연이 끝난 뒤에도 다양한 문화 교류 사업을 타진할 계획이다. 도종환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 재개, 개성 만월대 발굴 재개,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의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을 제시했다. 시인인 도 장관은 “남북이 갈라져 있어도 언어는 같은 부분들이 있다”며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이 25차례 이어지다 2015년 중단됐는데 재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평양은 2005년 남북작가대회 이후 처음이라며 “당시엔 회색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은 엷은 분홍색이나 하늘색 건물들이 들어섰다. 여명거리를 봐도 새 건물이 많아져 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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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장관이 이끄는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 취재단은 모두 186명 규모로, 3일 예술단 남북 합동 공연 후 항공편을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전수진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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