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공과의 교역량 18억불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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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대공산권 교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있는 가운데 일반에게는 비교적 생소하던 통계와 분석등이 21일오후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열린 경제구조조정자문위를 통해 공식 발표됐다.
이날 발표된 김성려 중앙대교수의 대중공관계, 김부기 외교안보연구원교수의 대소련관계 발표자료를 요약, 소개한다.

<◇한·중 협의 과제와 전망 (김성훈교수)>
한·중 관계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 속에는 거대한 잠재시장이라는 경제적 시각과 대북한관계조정이라는 정치적 시각이 섞여있다. 또한 이제 중공이 더이상「잠자는 사자」가 아닌 「잠깬 사자」라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첫번째 시각에는 84년이래 중공의 연해안 개발(경제특구및 개발구설치)이 마치 우리의 서남해안개발계획에 대응한 것으로 아전인수하는 장미빛 기대감이 충만해있다고 지적할수 있고, 두번째 시각에는 중공과 북한사이의 40여년에 걸친 혈맹관계가 단순히 경제적인 매력 때문에 변질될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세번째 시각에는 경제개혁과 대외개방을 단행한지 10년밖에 안된 나라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수 있다.
우리의 대중공 교역은 최근 크게 증가하면서 그 교역방식에 있어서도 제3국기업을 통한 전통적인 간접교역방식에서 진일보하여 중공내 목적지와의 「직수송」방식의 비중이 크게 늘고있다.
우리의 대중공 교역액은86년 중공의 총무역액 약6백억달러의 2.3%에 불과하나 그 증가세는 지난79년의 1천9백만달러에서부터 크게 높아져 87년의경우 비공식으로 대략 18억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더구나 86년의 대중공총수출 7억2천만달러중 직수송비중이 대충 40%선으로 커진 사실이 중요하다.
한국의 대공산권 교역중 중공의 비중은 86년에 78%로 가장 크고 다음이 소련 8.1%, 동독 5.7%, 베트남 3.9%의 순이다.
또한 중공으로서도 주요국가별 무역에 있어 86년현재 한국과의 교역은 중공상한간의 2.6배며 중소 무역의 절반이나 돼 국교가 없는 나라로서 대한교역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대중공 주요수출품목은 84년의 섬유사와 브라운관에서 86년에는 철강과 인조섬유직물로 바뀌어 중공의 경공업및 소비재산업이 최근 크게 발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우리의 대중공수입은 아직 농수산원료와 석탄등 1차상품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최근 상해사회과학원에서 발간된 한보고서는 2천년대에는 태평양시대가 부상하며 중·한·일등 동아시아가 그 중심이 된다는 가설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4개의 경제특구와 14개의 경제개발구의 개방계획이 발표되었다.
또 한국교포가 집중되어있는 요령성·길림성·흑룡강성및 내몽고자치구등 이른바 동북경제구 (85년 설립) 는 한국과의 연고권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점차커지고 있다.
한편 한·중관계 개선을 다룸에 있어 우리는 정치·외교상의 국교정상화 차원에서 반공개적으로 접근하려는데 반하여 중공은 비정치·경제교류 사항을, 그것도 가급적 비공개·민간차원의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중공은 국가라기보다는 대륙이다. 따라서 지역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우리의 중공연구는 아직도 미흡하다.
대중공 경제문제를 전담하는 기구의 역할이 긴요하며, 또 사양조짐의 노동집약적 산업등을 서둘러 중공에 진출시켜 그 「라이프사이클」을 연장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한·소 경제교류 현황(김부기교수)>
무공 자료에 따르면 지난84년 이후의 대소 간접교역 실적은 별표와 같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볼 때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동구및 중공을 개입시키는 구상무역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동해안지역 상공회의소회의를 추진할 필요가있다. 소련 상의의 역할과 「고르바초프」의 환동해협력회의 지지입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소련 극동지역정부·상의및 대외교역권 보유기업들과의 접촉을 시도해야한다. 지금까지의 대소접촉은 모스크바일변도로 치우친 인상이 짙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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