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투어 대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시아 테니스 톱 랭커' 정현(22·한국체대·세계 23위)이 올해 파죽지세다. 호주오픈 4강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후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연속 8강에 올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에선 3회전에 올랐다. 이제 스스로의 경기력에 확신이 차있다.
정현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단식 2회전(64강) 매슈 에브덴(호주·76위)과 경기에서 1시간 24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6-3 7-5) 승리를 거뒀다. 정현의 3회전(32강) 상대는 마이클 모(미국·176위)다.
-오늘 서브가 잘 들어갔다. 서브 에이스를 5개나 기록했다.
"에브덴과 오늘 처음 대결했다. 2회전은 항상 힘든데 생각보다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아무래도 서브가 잘 들어가서 경기가 전체적으로 쉬웠다."
-호주오픈 이후에 4개 대회 연속 출전이다. 체력적으로 어떤가.
"호주오픈 끝나고 발바닥 치료를 하느라 3주를 쉬었다. 그리고 4개 대회를 출전하고 있어서 몸 상태가 좋다. 다른 선수들은 호주오픈 이후에 나보다 더 많은 대회를 뛰었다."
-발바닥 물집은 괜찮나.
"호주오픈 끝나고 다시 미국 투어 시작할 때, 발바닥 상태는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BNP 파리바오픈 8강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 와 경기에선 정상적인 몸상태에서 끝까지 경기를 마쳤다. 다리 부상같은 건 없었다."
-BNP 파리바오픈부터 이탈리아 출신 알레시오 체카렐리 피지컬 코치가 합류했는데.
"매일 치료받고 있다. 항상 불편함 없이 몸을 챙겨주고 있어 감사하다. 같이 족구도 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6개 대회 연속 8강을 노리고 있다. 올해 상승세인데 스스로가 생각하는 이유는.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올라간게 크다. 그땐 정말 잘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상승세는 호주오픈부터 시작됐다. 사실 투어 대회를 다니면서 스스로 '이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문이 컸다. 그런데 호주오픈 이후에 그 의문이 풀렸다. 몸 상태는 물론 정신력이 좋아졌다. 이제 어떤 선수와 붙어도 만족하지 않고 계속 이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
-네빌 고드윈(남아공) 코치와 호흡은 어떤가.
"코치님과 나는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한다. 서로 장난을 치다가도 코트 안에 들어서면 눈빛이 바뀐다."
-경기 때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하고 있다.
"호주오픈 전에는 포털사이트를 확인해도 별 소식이 없었다. 그런데 호주오픈 끝나고부터는 검색어에 많이 뜨더라. 그래서 호주오픈 이후에는 가끔 확인한다. 물론 이겼을 때만 기분좋게 확인한다. 졌을 때는 안한다 하하."
박소영 기자, 마이애미=진슬기 통신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