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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금리 역전, 무역전쟁 시대…금융상품 ‘뭐 담고 뭐 버려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자산시장이 2개의 큰 걸림돌을 만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ㆍ중 무역 전쟁이다.

미ㆍ중 무역전쟁 협상까지 변동 커 #채권 관련 상품 투자 “기간 짧게” #주식 집중 투자 당분간 관망 필요 #여러 자산 “섞어 담기” 전략으로

 채권으로 눈을 돌리자니 채권금리 인상(채권값 하락)이 발목을 잡고, 주식시장으로 떠나려니 무역 전쟁이 세계 증시를 뒤흔드는 중이다.

 거기에 한국 금융시장은 10여 년 만의 한ㆍ미 기준금리 역전(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 기준금리보다 낮은 현상)이란 변수까지 만났다.

 피난처를 찾기 쉽지 않다. 어떤 투자 상품을 담고, 어떤 상품을 버려야 할까.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여파로 23일 코스피는 3.18% 하락한 2416.76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여파로 23일 코스피는 3.18% 하락한 2416.76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신현호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부장은 “채권 상품은 전반적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하긴 어렵다고 본다”며 “굳이 채권 투자를 한다면 기간을 짧게 짧게 가져가는 전략이 좋다”고 말했다.

 신 부장은 “전체적으로 신흥시장이 좋지만 러시아ㆍ멕시코ㆍ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은 금리를 낮게 가져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을 댕긴 무역 전쟁이 중국의 보복 관세 ‘맞불’로 번지며 안전자산이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무역 전쟁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이는 안전자산 선호를 높이며 일본 엔화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 역시 같은 이유로 몸값이 올라가는 중이다.

 하지만 엔화 같은 통화, 금 같은 현물 자산은 높은 변동성과 투자 비용 탓에 일반 투자자가 큰 비중으로 돈을 투입하기 쉽지 않다.

 회복세를 이어가던 주식시장도 걸림돌을 만났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 전쟁으로 채권시장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향하던 ‘머니 무브’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만큼 투자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미ㆍ중 간의 무역 전쟁 파장이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나라가 세계 1ㆍ2위 수입 시장이다 보니 한국을 포함한 수출국 전반 증시가 휘청이는 중이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과 미ㆍ중 무역 전쟁 여파로 투자 피난처를 찾는 게 중요해졌다. [중앙DB]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과 미ㆍ중 무역 전쟁 여파로 투자 피난처를 찾는 게 중요해졌다. [중앙DB]

 22일(현지시간) 미국(다우존스 -2.93%)을 시작으로 23일 한국(코스피 -3.18%), 일본(닛케이 225 -4.51%), 중국(상하이 종합 -3.39%) 등 무역 전쟁 여파는 전 세계 증시로 번졌다.

 신현호 부장은 “무역 전쟁이 번지며 주식 관련 상품 자체도 녹록하지 않다”며 “특정 자산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산 배분 펀드 등 포트폴리오 전략(불투명한 시장 상황에 대비해 미리미리 자산을 여러 부문에 배분해 투자하는 전략)을 쓰는 상품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범광진 KB자산운용 부장은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와 무역 전쟁, 이 두 가지로 인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시장 흐름과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투자 자산에 크게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무역 전쟁은 초기 상황인 만큼 협상 과정이 진행되는 데 시간이 걸릴 듯하다”며 “주식 시장 투자에 바로 들어가기보다는 양국이 협상 의지를 갖추고 조정에 들어가기 전까지 당분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범 부장은 “변동성을 고려해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가져가고 싶다’는 투자자라면 주식ㆍ채권 등 혼합형 상품이 낫다”며 “국내 혼합형, 중국 혼합형 펀드를 추천할 만 한다”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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