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성차별 끝장내자" 청계광장서 '미투 운동' 첫번째 촛불 집회

중앙일보

입력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첫번째 촛불집회가 23일 서울 종로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그동안 각계에서 성차별·성폭력 철폐를 촉구하며 미투 운동을 지원했던 적은 있지만 단체들이 한데 뭉쳐 공동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투 시민행동' 성차별·성폭력 끝장 문화제 개최 #"미투나 위드유에 쏟아지는 비난과 의심 거둬야" #"미투를 지지하지만 말고 함께 행동으로 바꾸자"

미투 촛불

미투 촛불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모임인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서 ‘성차별·성폭력 끝장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의 슬로건은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다. 미투 운동에 대한 전 국민적 참여를 촉구하며 이를 사회개혁의 촛불로 삼아 성차별 구조 전반의 변화로 이어가자는 취지다.

주최 측은 “‘미투’의 핵심은 성차별과 성폭력이다. 더 많은 말하기가 쏟아져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여 세상의 변화에 힘을 실어가야 한다”면서 “‘펜스룰’과 같이 성평등 사회를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미투’나 ‘위드유’에 대한 경계를 거두고, 쏟아지는 비난과 의심을 거둘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 주최 측이 마련한 ‘#ME TOO #WITH YOU''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Speak Out' 등 문구 외에도,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성차별 성폭력 없는 안전하고 평등한 직장을 원한다!’ 등 다양한 요구들이 피켓에 담겼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는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개최된 ‘2018분 이어 말하기’ 행사의 연장선이다. 앞서 주최 측은 같은 장소에서 전날 오전 9시 22분부터 23일 오후 7시까지 2018분(33시간 38분) 동안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성폭력과 성차별을 규탄하는 자유발언을 이어가는 행사를 열었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어 말하기 행사에는 시민 200여명이 ‘미투’와 이를 지지하는 ‘위드유’ 발언을 쏟아냈다.

집회는 이어 말하기 행사를 마무리하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각계각층의 자유발언을 듣는 순서로 구성됐다. 촛불집회의 상징인 ’소등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본 행사가 끝나고 나면 광화문과 안국동 사거리, 종각역 등을 거쳐 다시 청계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과 문화 공연 등이 펼쳐진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우리는 2018분 동안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썼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폭력을 공기처럼 경험해야 하는 정의롭지 않은 우리 사회를 언제까지 지켜볼지 질문했다”면서“이제 여성들 목소리에 사회와 국가가 응답해야 한다. 미투를 지지한다고만 말하지 말고, 모두가 함께 행동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규진·정진호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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