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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구글은 '따라쟁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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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달 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오랠리(Oreilly) 콘퍼런스'. 전세계의 웹 개발자들이 모여 차세대 인터넷에 대해 토론하는 이 자리에서 한국 인터넷 기업인 NHN의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미국 야후(www.yahoo.com)의 기술개발 책임자 브래들리 호로윗츠가 "야후에서 새로운 검색 모델로 내놓은 '앤서즈(Answers)'는 NHN의 '지식인'을 따라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NHN의 인터넷 포털 '네이버(www.naver.com)'는 이용자들이 서로 질문과 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지식인'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NHN의 임윤규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콘퍼런스에서 많은 미국 기업 관계자들이 우리 서비스에 대해 꼬치꼬치 질문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닷컴 기업들이 '한국 인터넷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의 본고장 미국에서 한국업체의 검색.블로그 서비스를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야후.구글 등 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여기에 앞장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초고속 통신망이 잘 구축되어 있고▶신규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국내 서비스가 해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NHN 본사에는 매달 해외 기업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www.ebay.com)의 시장전략 담당 부사장이 이 회사를 찾았다.

이베이 측은 사용자가 직접 콘텐트를 만드는 네이버의'웹 2.0'형 사업 모델을 집중적으로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미국 검색사이트 구글도 지난해 말 네이버의 '지식인'과 비슷한 서비스를 개설했다. NHN 채선주 실장은 "이베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본사 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찾아 서비스 운영법 등을 배워간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즈(www.daum.net)의 메일과 카페(커뮤니티의 일종) 서비스는 올해 미국 인터넷 검색사이트인 라이코스(www.lycos.com)를 통해 미국 시장에 소개된다. 다음의 이재웅 대표는 "한국에서 유행한 인터넷 서비스가 미국에서 몇 년 뒤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야후 본사는 네오위즈의 '아바타(인터넷에서 이용자를 상징하는 그림)'를 본뜬 '아바타스(Avartars)'를 개설한 데 이어 야후코리아의 '미니 사전' 서비스도 도입할 것을 검토 중이다. 야후코리아 성낙양 대표는 "본사 회의에서 참석하면 세계 각국의 임원들이 한국의 서비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정재영 연구원은 한국형 서비스의 인기 이유에 대해 "인터넷 흐름에 민감한 한국 이용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업체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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