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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人流] ‘종이컵 안녕’ 지구를 지키는 디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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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산업 디자이너 김영세 회장(이노디자인·사진)이 커피시장에 뛰어든다. 지난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는 성화봉·성화대를 디자인해 화제가 되더니, 올림픽이 끝나기가 무섭게 새로운 개념의 커피메이커 겸 텀블러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다. 제품명은 모래시계란 의미의 프랑스어 ‘샤블리에(Sablier)’다. 커피를 만들고 담는 원리가 모래시계와 비슷해 붙인 이름으로, 모습 또한 모래시계를 닮았다.
샤블리에는 드립퍼(드립커피를 만드는 도구)와 텀블러가 결합된 형태다. 커피를 만들기 위한 별도의 도구나 컵이 따로 필요 없이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 그의 작품이 늘 그랬듯 시작은 단순했다. 평소 드립커피를 좋아하던 김 회장이 커피를 우려내고 컵에 따라내는 과정이 번거로워 ‘더 쉽고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없을까’란 궁금증을 가진 게 출발점이다. 샤블리에는 단순한 9가지 행동만으로 커피를 만들고 마실 수 있다. 원리는 이름처럼 모래시계를 닮았다. 텀블러의 한 쪽 위에 원두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린 뒤 뚜껑을 닫고 뒤집어서 마시는 게 끝이다. 사용한 원두 가루는 텀블러 안에 그대로 넣어뒀다가 씻을 때 버리면 된다.

김 회장은 “커피시장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1년에 580억 개의 종이컵이 사용되고 있고 이를 위해 2000만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종이컵 사용만 줄여도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는 ‘종이컵 안녕’이라는 글귀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그는 “커피 관련 제품을 개발한 게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디자인으로 지구를 지킨다는 디자이너로서의 미션을 담았다”고 포부를 밝혔다. 식목일인 오는 4월 5일 코엑스 커피 엑스포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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