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TV, 6·25특집 다큐멘터리『전쟁과 시』|비극의 현장 시와 함께 가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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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이 아직도 일본의 식민지라는 가상의 역사를 다룬 소설『비명을 찾아서』의작가 복거일씨 <사진>가 진행하는 다큐멘터리『전젱과 시』가 올해 6·25특집으로 K-1TV를 통해 방영된다.
다큐멘터리『전쟁과 시』는 6·25발발부터 휴전까지의 과정은 물론 휴전선 완충지대, 한강인도교, 당시의 격전지, 낙동강, 부산, 판문점등 6·25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지역을 시와 함께 화면에 담는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될 시는 박봉우씨의『휴전선』을 비롯, 모두 10편. 또 해방이후 북한에서 처음으로 필화사건을 겪고 6·25때 종군작가이기도 했던 시인 구상씨와『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시를 쓴 모윤숙씨등이 출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준다.
『전쟁과 시』는 또 작가 복거일씨의 고향이자 좌·우익 대립으로 3백∼5백명이 희생당한 충남 아산군신창면을 찾아가 당시의 피비린내나는 살육의 역사를 재조명해본다
작가는 자신의 집안 역시 좌·우이념대립을 겪었음을 밝히며 지금까지 한번도 드러나지 않았던 이곳의 비참한 상처를 건드린다. 따라서 작가는 거창양민학살사건의 희생자가 7백명인 것과관련, 1개면에 불과한 자신의 고향에서 약5백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왜 서로 죽였는가를 냉철하게 묘사하고자 한다.
대학때 489와 5·16을 겪고 60년대 전방에서 군생활을 하고 이를 작품화한 소설『높은 땅 낮은 이야기』를 최근 낸바있는 작가는 다큐멘터리의 마지막부분에 한탄강변에 서서『언젠가 그날이 오면…사람들이 돌아올 것이다.
손에 총대신 애들 손을 잡은 사람들이 남쪽에서 북쪽에서 찾아올 것이다. 낯선 얼굴들이 만나 이웃사촌이 되고 살다보면 도둑도 생기고…·기관총소리 들리던 언덕위에서 교회의 종이 울리면 사람들이 다시 찾은 귀래사에선 처마 끝의 풍경들이 맑소리를 낼것이다"라고 격은바 있는 소설『높은 땀 낮은 이야기』의한 부분을 읽어준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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