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31일부터 한국공연 갖는 일본의 '자연 뮤지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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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소리, 혼야 미카코=흙으로 만든 피리 '오카리나' 연주자인 혼야. 그녀의 음악을 듣다 보면 숲이나 물, 바람에 둘러싸인 느낌이 든다. 스스로"작곡할 때 오선지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자연 속을 걸을 때 악상이 떠오릅니다. 바람의 소리나 촉감, 흙 냄새, 태양의 반짝임 등에 감춰진 느낌을 엮어내면 곡이 됩니다." 고향 홋카이도의 웅대한 자연이 그런 감각을 키워줬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닮은 기행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신주쿠 역 앞에서 오카리나를 불며 행인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음악관계자의 눈에 띄어 1993년 첫 음반을 냈다. 2001년에는 4개국 88개 지역 걷기 순례에 도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9장의 음반을 냈지만 국내에 발매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오카리나 동호회 등을 통해 조용히 퍼져나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게 됐다.

"오랫동안 바라던 한국공연을 할 수 있게 돼 가슴이 설렙니다. 이번 내한을 계기로 한국과 인연이 깊어지길 기원합니다."

◆보사노바의 열정, 사이겐지=사이겐지의 공연에는 열정이 넘쳐 흐른다. 그의 공연에서는 라틴 음악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콩가.잠베 등의 타악기 등 정교한 연주 실력을 볼 수 있다. 불을 뿜듯 달리는 사이겐지의 어쿠스틱기타 연주는 '신들린 듯하다'고 표현되곤 한다. 거기에 악기가 하나 더해진다. 바로 사이겐지의 목소리다. 단추 하나만 누르면 다른 노래가 연주되는 플레이어처럼 그의 목소리는 매 순간 다양한 악기로 변신한다.

"목소리만으로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소리를 내보곤 하지요."

그는 2004년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하고 클럽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다. 그 순간을 "최고였다"고 회상했다. "한국 사람들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듣는 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쁨이나 찬사를 표현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사이겐지는 지금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그중 최근작인 'Innocencia'와 'ACALANTO'가 3월 한국에도 발매됐다. "한국 팬들에게 얼른 제 음악을 들려주고 싶네요."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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