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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이던 환자, 마흔넷 된 지금도 잘 살고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1988년 국내 최초 간이식 수술을 받은 이선화(당시 14세) 씨가 어머니(오른쪽)와 김수태 명예교수(왼쪽) 손을 잡고 병원 문을 나서고 있다. [서울대병원]

1988년 국내 최초 간이식 수술을 받은 이선화(당시 14세) 씨가 어머니(오른쪽)와 김수태 명예교수(왼쪽) 손을 잡고 병원 문을 나서고 있다. [서울대병원]

국내 간이식 수술이 성공한지 30주년이 됐다. 당시 열네 살이던 첫 환자는 현재까지 생존해 있다.

서울대병원 첫 간이식 성공 30주년

서울대병원은 국내 최초 간이식 성공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최초 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김수태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건욱 명예교수, 서경석 교수 등 간이식 명의들이 참석해 30년 간의 역사를 기념했다.

간이식 수술은 1967년 미국에서 처음 성공했다. 국내는 88년 3월 17일 서울대병원 외과 김수태 교수팀이 첫 성공이다. 당시 14세던 이선화(44·여·사진 가운데)씨는 대사성 간질환인 윌슨병을 앓고 있었다. 간 이식 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씨는 뇌종양 수술을 받던 중 뇌사 상태에 빠진 동갑내기 이모군의 간을 이식받았다. 10시간 30분에 걸친 수술 끝에 이씨는 건강을 되찾았고 국내 간이식 수술 최장수 생존자가 됐다. 이씨 이후 서울대병원에선 지금까지 2000명의 환자가 간이식 수술로 새 삶을 얻었다.

우리나라 간이식 수술 성공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외과 수술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성인 간 생체 간이식(살아 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성공률도 최근 99%에 이른다.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미국, 독일 등 선진국 평균 성공률인 90% 보다도 앞선다. 수술 시간도 다른나라 평균 12시간의 절반 밖에 소요되지 않아 환자 회복 속도도 빠르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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