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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쉬울수록 실수하면 치명타

중앙일보

입력

<사례>

"언어영역 문제가 너무 잘 풀려서 기뻤는데 모두들 쉬웠다고 해서 불안했죠."(K대 J군) "하나만 틀려도 등급하고 표준점수가 낮게 나오기 때문에 쉽게 출제될까봐 더 긴장됩니다."(H고 P군)

2년 연속 언어영역이 쉽게 출제되었기 때문에 일선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상당히 크다. 실제로 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진학지도가 어려울 뿐더러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기도 쉽지 않다.

올해 K대에 진학한 J군은 처음 수능을 준비할 때 언어영역에 자신이 있었다. 6월까지 모의고사에서 항상 1등급이 나와서 걱정이 없었지만,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7월부터 9월 사이에 모의고사에서 2등급과 3등급 사이를 오갔다. "모의고사를 치면 칠수록 범위가 늘어났습니다. 서서히 모르는 부분이 생기더군요. 약한 부분과 강한부분이 뚜렷하게 구분되기 시작했죠."

J군은 우선 취약 부분부터 차례차례 정리했고, 점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약한 부분은 학원 수업을 통해서 많이 보충했습니다. 아무리 문제가 어려워도 유형이나 범위가 대체적으로 정해져 있어 일단 적응되면 쉽게 풀 수 있었습니다." 결국 J군은 수능 언어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어려운 문제를 풀다보면 쉬운 문제에서 의외로 실수도 많이 하게 됩니다.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푸는 연습을 해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J군의 만점 비결이다.

<전문가 진단>

지난 2년 동안 언어 영역은 매우 쉽게 출제됐다. 그러나 언제라도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 쉽게 출제되더라도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적응해야 한다. 듣기와 쓰기 문제는 유형이 거의 굳어져 있기 때문에 유형만 잘 익혀서 접근하면 쉽게 풀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단 한 문제라도 실수를 하면 같은 점수대의 다른 수험생과 경쟁하기 어렵다.

듣기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단순히 듣는 연습만 해서는 안된다. 문제와 문항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읽고 파악하는 연습, 방송을 듣고 내용을 요약하는 연습과 더불어 듣기와 관련된 어법이나 대화 유형을 익혀야 한다. 쓰기 문제는 대부분 길어서 수험생들의 부담감이 크다. 그러나 누구나 느끼는 어려움이므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료를 정확히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고, 보기를 먼저 읽어야 할지 혹은 문항을 먼저 읽어야 할지 판단하는 연습을 평소에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문학작품의 경우, 현대시가 어렵게 출제되는 경향이다. 주인공이나 화자의 정서와 태도를 파악하는 문제가 많다. 시에 나타나는 비유.상징.반어.역설 등 표현과 그 의도.목적을 알아내야 한다. 고전시가는 사라진 고유어와 한자어 표현을 작품 이해와 함께 익혀야 한다. 고전시가는 작품 수가 제한적이고 표현도 도식적이기 때문에 한 달 안에 충분히 정리된다. 황진이.정철.윤선도의 시조와 정철.박인로의 가사를 우선 정리하면 고전문학을 이해하는 기초적인 안목이 길러진다.

현대소설을 읽을 때는 말과 행동에 따라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심리를 파악하고,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나 사건 전개를 알아둬야 한다. 수필은 우선 제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필자의 태도를 분석하면 된다. 인문.사회와 관련된 글은 시사적이고 어려운 내용이 많다. 이런 글들은 첫 문단을 충분히 시간을 들여 읽어서 중심 논지와 화제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중심 문단과 문단간의 논리적 구조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글의 핵심은 글이 전달하려는 지식이나 정보다. 문단별 내용 정리를 묻는 문제가 많이 나온다. 문학.예술 관련 글에서는 문예사조.작가.작품 등의 특징을 묻는 문제가 많이 다뤄진다. 이 경우 지문이 어떤 특징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파악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예컨대 판소리 장르를 다루는 글이라면 판소리의 특징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국어.언어에 속하는 글은 딱딱하고 무미건조하지만 논리적이므로 찬찬히 읽어서 핵심만 파악하면 모두 풀 수 있다.

중하위권이나 점수 변동이 큰 수험생들은 목표 점수대를 정해놓고 최소 주당 3회, 각 3시간 정도는 언어영역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나 언어영역과 다른 과목과의 균형을 고려, 늦어도 5월까지는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일단 성적이 충분히 오르면 유지를 위해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특히 시험 보기 직전에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감각을 유지하려면 문제의 정답만 확인하고 해설이나 해답은 보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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