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이용호씨 초·중 동기동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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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46.구속)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가 김대중 정부의 대표적 권력비리 사건이었던 '이용호 게이트'의 당사자인 이용호(48) 전 G&G그룹 회장과 초.중학교 동기동창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1971년 전남 영광의 군남초등학교를 함께 졸업한 뒤 군남중학교에 진학했다. 군남중 출신의 A씨(48)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함께 학교에 다녀 서로 잘 알 것"이라며 "다만 학창시절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 성적은 김씨가 이씨보다 우수했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전체 293명 중 1등이었으며, 이씨는 중위권이었다. 학생기록부에 김씨에 대해선 "통솔력.책임감이 있다. 이해심을 키우면 사회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씨에 대해선 "열의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가난한 가정형편을 딛고 자수성가했다가 검찰 수사로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이씨는 77년 광주상고 졸업 후 버스회사 경리로 취직해 사업 경험을 쌓았다. 이후 부동산 사업으로 돈을 번 뒤 DJ 정부 때 인터피온.삼애인더스.KEP전자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 때문에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보물 발굴 사업 등을 터뜨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01년 구속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보물 사업에 DJ의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이용호 게이트'는 특검 수사로 이어졌다. 이씨는 징역 6년이 확정돼 현재 수감돼 있다.

김씨는 금오공고 졸업 후 행적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때 정치권에 몸담았고, 97년 아서 앤더슨 한국지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굵직한 M&A.경영 컨설팅 계약을 따내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때 고위 경제관료들과 쌓은 친분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이형택씨의 동생 이정택씨가 아서 앤더슨의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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