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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훈련 때 펑펑 운 은정, 영미는 등산 때 헉헉, 경애는 수영하며 볼멘소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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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호 03면

 ‘팀 킴’ 단련한 지옥훈련

올림픽 기간에 휴대전화를 반납한 ‘팀 킴’ 선수들은 성경을 읽고, 자기암시 문구를 문에 붙이고, 색칠놀이를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사진 김민정]

올림픽 기간에 휴대전화를 반납한 ‘팀 킴’ 선수들은 성경을 읽고, 자기암시 문구를 문에 붙이고, 색칠놀이를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사진 김민정]

‘팀 킴’ 멤버 중 엘리트 선수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그 흔한 육상부도 해본 사람이 없다. 이들을 ‘올림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김경두 원장이 10년간 애를 썼다.

 가장 중요한 게 프로페셔널 운동선수로서 멘털을 잡아주는 거였다. 김민정 감독은 “끈기와 강단을 심어주려고 전국의 험한 산은 다 다녔고, 수상구조요원 자격증도 따게 했다. 운동선수의 몸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했다”고 말했다.

 ‘안경 선배’ 김은정은 원래 마음이 여리고 잔잔한 성격이라고 한다. 체력훈련 때 “왜 안 해? 이 정도는 해야지”라고 다그치면 힘들다며 펑펑 울었다. 체격이 뚱뚱한 편이었던 김영미는 특히 등산을 힘들어했다. 동생 경애한테 뒤처질까 봐 헉헉대면서도 “못하겠다”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경애는 라이프가드 훈련을 가장 괴로워했다. 등산은 기어서라도 따라오면 되지만 수영은 기능을 갖추지 않으면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컬링하고 라이프가드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경애를 영미가 많이 다독여 줬다. 경애는 어릴 적 언니가 맞고 들어오면 “때린 놈 누구야?”라며 나설 정도로 괄괄한 면이 있다.

 김선영은 평범해 보이지만 끼와 장난기가 많고 그림 그리기, 머리 땋기 등 손재주가 뛰어나다. 막내 김초희는 김 감독이 선수에서 지도자로 올라서면서 영입했다. 선수들의 추천과 동의를 받아 ‘팀 킴’ 식구가 됐다.

 김 감독은 올림픽 선수촌 숙소 문에 자신들이 원하는 문장이나 단어를 적어 놓도록 했다. 선수들은 문을 열 때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 ‘나를 믿고 즐기자’ 같은 문장을 보면서 자기암시를 했다.

대구=정영재 스포츠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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