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산 피넛 버터, 오렌지 주스, 크렌베리에도 보복관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미국산 피넛 버터, 오렌지 주스, 크랜베리, 버번위스키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7일 집행위 열고 대응책 확정…美 강행시 보복관세 적용 #할리 데이비드슨, 리바이스, 버번위스키 이어 품목 소개 #"NATO 동맹인 EU가 어떻게 안보 위협이냐" 비판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 담당 EU 집행위원이 미국의 철강 등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강행시 보복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U 집행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확정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 담당 EU 집행위원은 회의 후 “미국 정부가 올바른 조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미국 정부가 끝내 실행한다면 EU의 이익을 침해하고 수천개의 일자리를 위기에 빠뜨리게 되기 때문에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U는 미국의 조치에 맞서기 위해 미국산 철강과 산업재, 농산물 등 보복관세를 매길 제품의 리스트를 작성했지만 구체적인 리스트를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피넛 버터와 크랜베리, 오렌지 주스 등과 일부 버번위스키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이에 앞서 대미 보복 관세 대상으로 준비 중인 품목으로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와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의 대표 수출품을 꼽았었다.

피넛 버터

 EU는 이 외에 미국 측 조치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미국으로의 판로가 차질을 빚을 경우 다른 나라의 철강이나 알루미늄 제품들이 유럽으로 몰려올 수 있다고 보고 세이프 가드를 발동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동맹이자 친구인 EU가 어떻게 미국의 안보에 위협 요소가 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