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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수사 8개월 만에 포토라인 서는 MB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등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공동취재단]

지난 1월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등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공동취재단]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지난해 8월 검찰이 ‘적폐청산’을 목표로 관련 수사에 착수한 지 8개월 만이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다스 실소유주 및 차명재산 의혹 ▲삼성의 다스 변호사 비용 대납 ▲민간·정치자금 불법 수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MB 전용 조사실’ 될 서울중앙지검 #검찰 조사받는 역대 5번째 대통령 #드론금지·출입통제 등 철통보안 #강도 높은 밤샘조사 예정

이 전 대통령은 앞서 2008년 2월 BBK 특검 당시에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다만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신분을 감안해 서면조사가 진행됐던 것과 달리 이번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직접 대면조사를 받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ㆍ노태우ㆍ노무현ㆍ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대통령 중 다섯 번째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는 검찰 입장에서도 동선과 보안, 조사절차, 조사방법 등에 있어 상당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 14일로 예정된 소환조사까지 검찰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8일. 검찰은 앞서 지난해 3월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에 준해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월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김현동 기자]

지난해 3월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김현동 기자]

검찰이 통보한 소환시각이 오전 9시 30분인 만큼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출발해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지검으로 곧장 올 것으로 관측된다. 자택에서 검찰청으로 이동하기 위한 차량과 그 과정에서의 밀착 경호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따라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검찰청으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인 논현동에서 검찰청은 6km에 불과한 짧은 거리지만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인데다 출근시간대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 청와대 경호실에선 2~3가지의 이동 동선을 고려한 뒤 소환 당일 최종적으로 동선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원활한 이동을 위해 당일 아침 경찰은 동선에 따라 교통통제를 실시할 전망이다.

조사 당일 서울중앙지검은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민원인의 방문은 물론 다른 사건과 관련한 소환조사 역시 날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서울중앙지검 전체가 이 전 대통령을 위한 조사실로 꾸려지는 셈이다.

지난해 3월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3월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청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선 뒤 곧장 조사실로 향하게 된다.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 대해 필요한 예의는 지키겠지만 철저하고 투명한 수사과정이 중요하다”고 밝힌 만큼, 통상적인 조사실에서 피의자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당초 영상녹화실이 조사 장소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박 전 대통령의 거부로 서울중앙지검 1001호에 마련된 조사실에서 신문이 진행됐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조사 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혹은 관련 수사를 이끈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등과의 티타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조사 일정과 진행 방식 등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게 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담당할 검사로는 송경호 특수2부 부장검사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가 거론된다. 현재 송 부장검사는 ▲공천헌금과 기업뇌물 등 불법자금 수수 ▲삼성의 다스 변호사 비용 대납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신 부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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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대통령 법무비서관 출신인 강훈 변호사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변호사 등이 입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차례의 조사를 통해 불거진 모든 혐의를 조사해야 하는 만큼 이 전 대통령은 강도 높은 밤샘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검찰 출석 당시 21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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