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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ㆍ김관진 동시 겨냥하는 검찰, 세월호 일지 조작 혐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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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 2명을 잇달아 소환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26일 김장수(70)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는 데 이어, 김관진(68) 전 국방부 장관도 곧 소환하기로 했다.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그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고 보고 시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2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그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고 보고 시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2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나란히 국가안보실장을 지냈다. 세월호 참사 때는 김장수 전 실장(2013년 3월~2014년 5월), 보고시간 조작 등이 이루어졌을 당시는 후임인 김관진 전 실장(2014년 6월~2017년 5월) 때였다.

이중 김장수 전 실장이 먼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게 됐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청와대 상황보고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 일지와 위기관리 지침을 사후에 무단으로 변경ㆍ개정한 데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ㆍ행사)를 받는다.

앞서 지난해 10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침몰 사고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점을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10시로 늦추는 식으로 공문서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고 시점과 수습 관련 지시 시점의 시간적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최초 상황 보고 일지 조작 시점이 2014년 10월 23일로 파악됐다고도 덧붙였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7월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을 30분 뒤로 늦추는 방식으로 보고 시간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7월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을 30분 뒤로 늦추는 방식으로 보고 시간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당시 청와대가 2014년 7월말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내용도 임의로 바꾼 정황도 드러났다. 임 실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가 안보 및 재난의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는 내용이 “안보 분야는 안보실, 재난 분야는 안전행정부가 담당한다”고 바뀌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허위 공문서 작성, 공용문서 훼손, 직권남용 등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신인호 전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을 수사 의뢰했다.

이후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및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다수 불러 조사해왔다. 지난 14일에는 신 전 센터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 전 센터장은 참사 당일 오전 안행부로부터 침몰 관련 소식을 전달받아 김 전 실장에게 보고한 책임자였다.

검찰은 김장수 전 실장의 후임인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도 곧 소환해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뉴스1]

검찰은 김장수 전 실장의 후임인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도 곧 소환해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뉴스1]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등 위법행위를 지시하거나 방조ㆍ묵인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관진 전 실장도 곧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전 실장은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을 지시한 혐의(군 형법상 정치관여) 등으로 지난해 11월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을 거쳐 11일 만에 풀려났다. 하지만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에 이어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공작을 은폐ㆍ지시한 혐의로 다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은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해 김관진 전 실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특수1부도 김 전 실장이 연루됐다는 단서를 포착해 압수수색에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전 실장이 소환되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과 특수1부가 각각의 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로 다른 혐의이긴 하지만 소환하게 되면 두 수사팀이 함께 조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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