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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공시’ 반복하다간 …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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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호 19면

Devil’s Advocate

설 연휴가 끝난 19일 오전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한미약품 주가는 8% 이상 급락했다. 하루 새 500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설 연휴 전날인 14일 장 마감 후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는 공시가 닷새 후에야 반영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KAI)도 한미약품과 같은 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42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줄었고 78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다. 투자자들은 중요한 투자 정보를 휴일 전날 장이 끝난 후에야 알린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올빼미 공시’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가 2016년 12월의 코스피 공시를 분석한 결과 장 마감 후 공시가 58%로 절반을 넘었다. 요일별로는 주말 직전인 금요일 공시가 27.3%로 가장 많았다. 발생한 날 알리면 되기 때문에 올빼미 공시가 규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때 공개하지 않는 일이 되풀이되는 기업을 끝까지 믿어줄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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