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철수 없이 영·호남 오간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첫 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창당 후 첫날을 맞은 바른미래당은 14일 ‘동분서주’했다.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과 영남 기반의 바른정당의 ‘이종교배’로 태어난 정당인만큼 첫날 일정엔 영남과 호남이 모두 포함됐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한 차례만 등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운데)이 1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운데)이 1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포항과 군산 오간 지도부

바른미래당의 첫 지도부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은 지진 피해를 본 경북 포항과 GM대우 군산공장 폐쇄 사태를 겪는 전북 군산에 관한 것이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포항 시민들이 하루빨리 생업과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했고, 뒤이어 유승민 공동대표는 “포항을 지진 안전 도시로 만드는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 포항시를 직접 찾았다. 바른정당 대표 때를 포함해 4번째 방문이다.

당 지도부는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박 대표는 "군산을 특별고용재난 지역으로 즉시 지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경제부처가 법을 검토해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가세했다. 바른미래당은 첫 최고위 회의를 전북 군산에서 연다. 전북 군산은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의 지역구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왼쪽 두번째부터)가 14일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임현동 기자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왼쪽 두번째부터)가 14일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임현동 기자

한미동맹과 남북정상회담 모두 강조

외교 문제와 관련한 유 공동대표는 일성은 한미동맹 강화였다. 유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평양과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미국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당장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에 특사를 파견해서 한미 동맹을 공고하게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화해와 협력을 위한 정상회담 개최를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됐다”며 정상회담을 강조했다. 다만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서는 국제적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빈틈없는 한미동맹 공조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도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정상회담은 환영한다”며 “박 대표의 발언도 저와 맥락이 거의 비슷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와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광주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대표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광주5.18특별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와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광주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대표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광주5.18특별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5·18과 민평당 발 빠르게 대응

박 대표는 이날 유 대표와 함께 포항을 방문하려다 갑작스레 일정을 취소했다. 광주 5ㆍ18 민주화 운동 관련 단체들과의 간담회를 위해서였다. 박 대표는 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은 5ㆍ18 진상규명 특별법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5ㆍ18 단체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평화당의 장병완 원내대표도 함께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박 대표는 “(특별법을) 국민의당이 발의했다”고 했고, 장 원내대표는 “우리 당 최경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은 호남 지역 민심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박 대표가 미리 잡아놨던 포항 일정 대신 광주 관련 행사에 참여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전 대표가 14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대국민 설 인사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전 대표가 14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대국민 설 인사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차례 등장 안철수 “숨 돌릴 시간 필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행사에 딱 한 차례 등장했다. 국회 본청 앞에서 한 설날 인사 때다. 안 전 대표를 만난 박 대표의 첫마디는 “안 대표 자리를 대신 하려니 힘들다”는 말이었다. 유 대표는 안 대표의 거취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대표를 그만두기 전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숨 돌리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