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해야 되나?" 스포츠 돌연사 공포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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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형곤씨의 돌연사 이후 운동과 체중 조절로 건강을 돌보던 중년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한다지만 무리할 경우 도리어 큰 화를 입을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마라톤과 헬스.등산 심지어는 철인 3종 경기까지 격한 운동을 하며 체중 조절에 큰 성과를 봤던 사람들도 "과연 이대로 계속해도 좋을까"하는 의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서울 목동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하는 회사원 한모(46)씨는 "매일 힘겹다고 생각하면서도 운동을 계속했지만 이번에는 강도를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무상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지난해부터 운동을 시작했던 한씨는 1㎏ 무게의 아령을 들고 러닝머신에서 시속 9㎞로 걷는 소위 '파워워킹'을 매일 한 시간 이상씩 했다. 반년만에 몸무게를 15㎏이상 줄이는 등 효과를 봤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만성적인 피로감에 무릎에 통증까지 느껴 불안하기도 했지만 운동을 멈추거나 줄일 수가 없었다고 한씨는 말했다. "40~50대에 중 적지 않은 사람이 신체에 이상이 있는 줄 모르고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런 경우 운동이 도리어 화를 부를 수 있지요." 서울 서초동의 다이어트 전문 한방병원인 생생한의원의 서은경 원장은 중년의 나이에 무리한 운동은 않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원장은 운동을 할 때 반드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하며 의사와 상의 후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심장의 건강을 측정하기 위한 자가진단법
서은경 원장은 운동을 하면서 심장에 무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간편한 자가진단법으로 미국 의사회지에 보도된 '맥박수 변동수치 측정법'을 사용해볼 것을 권했다. 2002년 9월호에 소개된 이 검사법은 운동을 통해 자신의 맥박을 최대심박수까지 올린 다음, 1분간 휴식한 후 다시 맥박수를 세 보는 것이다. 여기서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운동하는 사람의 나이를 뺀 수치다. 운동 전후 맥박 수의 차이가 12번이 넘지 못하면 신체의 변화에 심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 미국 의학회지는 이런 사람들이 현재 생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수년 내에 심장마비등 중대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의학회지에 따르면 7602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 조사를 한 결과, 맥박 감소 속도가 기준 이하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사망률이 4배나 높았다고 한다. 서원장은 이 검사를 통해 맥박수가 정상 이하로 줄 경우 의사와 상의해 볼 것을 충고했다.

#운동과 감량 체질에 맞게 해야
'체중공포증'인한 과도한 다이어트나 '운동강박증'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운동과 다이어트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최선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자신의 능력과 체질에 맞도록 신경을 써야하며 특히 체중 조절은 꾸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해야한다는 데 양.한방의 의사들은 말한다. 서울 양재동의 라임한의원의 하수영 원장은 "굶는 다이어트나 편식 다이어트, 유산소 운동만 많이하는 다이어트등 단기간에 큰 성과를 노리는 다이어트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고 말하고 장기간 계획을 세워서운동을 하고 체중감량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압구정동의 낙산한의원의 곡낙산 원장은 "태음인은 강한 운동이 효과가 있지만 열이 많은 소양인은 운동도 가볍게 해야한다"고 말하고 "사람마다 체질에 맞게 운동과 다이어트 방법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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