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0명중 6명이 외제품 사용|1주 용돈 천원꼴…자전거·컴퓨터 갖기 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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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용돈은 1주일에 1천원 정도로 주로 군것질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명상표가 아닌 운동화 여러 켤레보다는 한 켤레라도 유명상표 운동화를 갖고 싶어하며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고 계층이 높을수록, 성적이 좋고 고학년일수록 과시적이고 이기적인 소비심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은 소비자보호원이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 51개 국민학교 총1천5백27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어린이들의 소비실태및 의식구조」를 조사한 결과인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소비생황=거의 부모에게서 타 쓰는 용돈은 1주일 평균 9백20원. 최고 1만5천원까지 평균액수 이상받는 어린이들이 21·1%나 되는데 반해 78.9%는 평균 액수보다 적게 받고 있다. 용돈의 주된 사용처는 군것질(42%) 학용품사기(28.8%) 저금(18·7%)등의 순.
물건을 살 때는 보통 「2∼3군데 이상을 돌며」(77.2%) 「튼튼한 것」(32.9%) 「예쁘고 멋있는 것」(28.9%)을 골라 사는데 평소 물건이 사고싶다 느껴질 때는 「상점에서 물건을 보았거나」(50.6%) 「친구들이 갖고 있을 때」(30·1%) 「TV광고를 봤을 때」(17.4%)라는 것.
어린이들 10명중 6명은 학용품(29.4%) 액세서리·시계(20.4%) 장난감(14.8%) 옷·신발 (12.4%)등의 외제품을 갖고 있는데 그중 4명은 「남들이 좋지 않게 생각할 것 같아」(27%)등의 이유로 집에서만 외제를 쓰고 있다고 대답.
현재 가장 먹고싶은 음식으로는 돈까스(25.5%) 자장면(10.3%) 갈비·불고기등의 순으로서양식(50%)외식을 크게 선호하고 있으며 갖고 싶은 물건으로는 자전거(13%) 컴퓨터(11.7%) 가 우선.
소지품분실에 대해서는 상당수(81.1%) 어린이들이 한달에 1, 2번 이상 잃어버린다고 말했는데 물건을 잃은 어린이들중 대부분(28.8%)이 「잃어버린 사실을 미처 몰랐거나」(28.7%)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몰라」(26.3%) 또는 「새 것을 쓰고싶어 일부러」(19%)분실물을 찾지 않았다고 응답.
▲소비자 불만실태=어린이들은 학용품(불만율 86.2%)등 주변의 상품·서비스에 대해 어른들의 경우(보호원 87년 조사기준)보다 더 큰 불만을 느끼고있다. 어린이들중 64.2%가 현재 불량품을 쓰고있다고 했는데 최고 불량품으로는 연필을 꼽았다. 또 93.5%의 어린이들이 버스·전철등 대중교통(25%) 전자오락실(23.7%) 음식점(20.2%)등 서비스에 대해서도 「불결」(29%) 등을 이유로 불만을 표시했다.
▲소비의식=「새롭고 보다 많은 것이 좋다」는 게 어린이들의 공통된 성향. 물건을 살 때 질보다는 양을 중시, 69.1%의 어린이들이 「비싼 것 한 개 값으로 값싼 것 여러 개를 사고싶다」고 응답.
한편 이번 조사에 같이 참여한 교사들(1백명)은 요즘 어린이들이 「자기 물건에 애착이 없으며」(51.6%) 「물질과 돈의 가치를 모르고 있다」(51.6%)고 지적, 금전적 보상 등으로 마음대로 돈을 주는 부모들의 용돈관리에 문제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있다.
또 소비가 미덕처럼 돼있는 일부 가정의 고급·외제품 선호벽등 학교와 가정이 어린이들의 소비생활에 각기 다른 이중적 태도를 갖게 하고 있다는데 큰 우려를 나타냈다. <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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