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 간판’ 최재우 2차 결선서 아쉬운 실격...킹스버리 우승

중앙일보

입력

점프 실수로 인해 넘어진 뒤 아쉬워하는 최재우. [연합뉴스]

점프 실수로 인해 넘어진 뒤 아쉬워하는 최재우. [연합뉴스]

두 번째 점프대에서 도약할 때 이미 균형을 잃은 상태였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공중으로 떠올라 위태로워 보였다. 하지만 미리 준비한 회전 동작을 멈추지 않았다. 중심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기어이 두 바퀴를 회전한 뒤 스키 플레이트 앞부분을 잡는, 이른바 ‘재우 그랩’을 시도했다. 눈 둔덕 위에 추락하며 하마터면 아찔한 상황을 맞을 뻔 했다. 4년 간의 노력이 담긴 마지막 레이스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한국 모굴 스키 간판’ 최재우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2차 결선에서 도전을 멈췄다.

최재우는 12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차 결선에서 두 번째 점프 후 착지하다 넘어져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사상 최초로 2차 결선에 오른 바 있는 그는 평창에서도 2차 결선 진출에 만족했다. 소치 대회에서 12위에 그친 최재우는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쳐 순위는 두 계단 끌어올렸다.

이미 중심을 잃은 상태였지만 최재우는 자신의 필살기인 재우 그랩(공중에서 두 바퀴를 돈 뒤 스키 플레이트 앞부분을 잡는 기술)을 끝까지 시도했다. [뉴스1]

이미 중심을 잃은 상태였지만 최재우는 자신의 필살기인 재우 그랩(공중에서 두 바퀴를 돈 뒤 스키 플레이트 앞부분을 잡는 기술)을 끝까지 시도했다. [뉴스1]

앞서 열린 2차 예선에서 최재우는 쾌조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깔끔한 턴 동작과 안정감 있는 점프로 81.23점을 기록, 1위로 결선에 합류했다. 1차 결선에서도 큰 실수 없이 78.26점을 기록해 20명 중 10위에 올랐다. 12위까지 주어지는 2차 결선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국 설상 사상 최초로 3차 결선 진출과 메달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단 한 번의 점프 실수가 모든 가능성을 앗아갔다.

착지 과정에서 넘어진 최재우가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착지 과정에서 넘어진 최재우가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예선에 함께 나선 김지헌(23)과 서명준(26)은 20명 중 각각 17위와 18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3차 결선에서는 ‘모굴의 왕’ 미카엘 킹스버리(캐나다)가 86.63점을 기록해 4년 전 소치 대회 은메달의 한을 풀며 정상에 올랐다. 맷 그레이엄(호주)과 하라 다이치(일본)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금메달리스트 미카엘 킹스버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후 캐나다 국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금메달리스트 미카엘 킹스버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후 캐나다 국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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