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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직원 80%가 2030 … '쿨' 한 젊은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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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쑥쑥 크는 회사 규모=LPL의 직원 수는 1만5000여 명. 출범 당시 3000명이던 직원 수가 7년 만에 5배로 늘었다. 세계적으로 LCD TV의 수요가 늘면서 패널 생산량이 급증했고 그만큼 직원도 많이 뽑았다. 대부분의 직원이 입사 5년 미만이다. 또 전체 직원의 80% 이상이 20~30대다.

입사 3년차인 공정기술그룹의 김수풀(27)씨는 "외국기업의 분위기가 녹아 있어서 그런지 윗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다"고 말했다. 일반사원들이 임원들을 만나는 자리가 적지 않다. 대리.사원들로 구성된 '프레시 보드(Fresh Board)' 모임은 매달 임원진과 만나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의견과 경영 아이디어를 낸다.

비슷한 일을 하는 직원들끼리 업무 경험을 공유하는 지식 동아리도 많다. 조직문화팀 이규완 대리는 "전공이 비슷한 공학 전공자들이 동아리에서 의견을 나눈다"고 말했다.

부서 배치를 받은 신입사원에게는 '멘토(mentor.조언자)'가 붙는다. 지난해 8월 입사한 패널설계 1팀 김상호(27) 연구원은 "멘토 선배의 도움으로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TFT2팀의 김효석(32) 대리와 허인이(26)씨는 멘토 선후배로 만나 한 가정을 이뤘다. 김 대리는 "바로 옆자리에서 업무를 가르쳐주고 퇴근 후에도 개인 고민을 들어주다가 사랑이 싹텄다"고 말했다.

이공계 많이 뽑는다=LPL은 지난해 모두 6500명의 대졸 및 기능직 사원을 뽑았다. 올해는 모두 1600명의 대졸 직원과 4000명의 기능직 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은 상.하반기로 나누어 한다. 다른 기업과 달리 상반기에 뽑는 인원이 더 많다. 정기 채용 인원(1200명) 중 3분의 2인 800명을 이 기간에 선발한다. 채용 대상의 90% 이상은 이공계 전공자다. 전형은 서류 심사와 면접, 기술세미나 등으로 이루어진다. 서류전형에서 최종 합격자의 3~4배 인원을 선발한다. 지원자들의 토익 점수는 600점 이상이면 된다. 인재확보팀 박영달 과장은 "다른 회사보다 토익 점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토익 점수 600점대를 받고도 입사에 성공한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의 인성과 전공지식을 평가한다. 면접 질문이 까다롭지 않다고 회사 인사담당자들은 전한다. "대학 시절 인상 깊은 경험은 무엇인가" "자신의 장점을 소개해달라" "지방 근무도 할 수 있는가" 등이 그동안 물어본 질문이다.

인재확보팀 김태훈 대리는 "쉬운 질문에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대답하는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전공에 대한 기초 지식도 묻는다. 전자공학 전공자들에게 트랜지스터의 역할을 묻거나 물리학과 졸업자들에게 가속 운동공식을 설명하라고 한다.

인사담당 민병률 상무는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지원자의 적극적 자세"라며 "같은 질문을 해도 먼저 대답하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토익점수보다 적극성·열정

파주 7공장 혁신팀 안형진씨

신입사원!

LG필립스LCD 파주 7공장 혁신팀 안형진(27)씨는 "토익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면접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합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양대 산업공학과 졸업한 안씨는 학사장교(ROTC)를 거쳐 2004년 입사했다. 대학 평점은 3.7(4.5 만점 기준)로 좋은 편이었지만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안씨의 핸디캡이었다.

그는 군복무를 하며 인터넷 영어 강좌를 들었다. 제대를 코앞에 두고 치른 토익(TOEIC) 시험에서 670점을 받았다. 그는 "남들은 900점대의 토익점수로도 합격이 어렵다고 말했지만 전공에 자신감이 있어 당당하게 면접을 봤다"고 말했다.

안씨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전자 관련 회사 위주로 입사전략을 짰다. 전공 서적도 다시 들춰보고 인터넷으로 면접 문제도 검색했다. 막상 면접장에서는 예상보다 평범한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왜 학사장교를 지원했느냐" "학과 공부는 적성에 맞았느냐" 등이 전부였다. 그는 "스노보드.야구.테니스 등 모든 운동을 즐긴다고 소개하면서 열정적으로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말했다. 영어 점수는 낮지만 전공 관련 학점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LG필립스LCD에서 공장의 생산 효율을 관리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는 "후배들이 들어오면서 책임감도 더 커졌다"며 "회사가 역동적인 분위기라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배님
이게 궁금해요 ?

Q: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얼마인가요.

A:지난해 평균연봉은 3350만원이다. 경영 성과에 따라 성과급이 별도로 지급된다. 지난해는 연봉의 10%가량이 성과급으로 나왔다.

Q:근무 시간이 좀 길다던데요.

A: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야근과 주말 근무가 많은 편이다. 공장이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상당수의 직원이 늦게까지 일한다. 대신 직원들에게 일 년에 두 차례의 휴가를 준다. 여름 정기휴가와는 별도로 각각 3일간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Q: LG그룹 일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있나요.

A:LG전자의 가전제품을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LG에서 만드는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을 살 때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Q:디스플레이 관련 전공자만 뽑나요.

A:아니다. LCD 패널 제조 과정에서는 다양한 과학 및 공학 이론이 응용된다. 물리.화학 등 기초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꽤 있다. 물론 인문계 전공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Q:입사하면 원하는 근무지에서 일할 수 있나요.

A:신입사원들은 경북 구미에서 6개월~1년 동안 기초 교육을 받는다. 그 후 회사 인력운영 사정에 따라 근무지를 배치한다. 가급적 본인의 희망을 반영한다. 경기도 파주공장에는 대졸 사원이 1000명 정도 일하고 있다. 생산 규모가 늘면서 파주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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