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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오징어·낙지부터 통일" 농담…문 대통령에게 "통일 주역 되시라"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10일 만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작정한 듯 여러 발언을 쏟아냈다. 그가 문 대통령에게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다”며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고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여정 특사는 남북한 언어 차이 중 오징어와 낙지가 반대라는 얘기가 나오자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청와대 측이 전한 김 특사 일행과 문 대통령과의 대화다.

문 대통령=“저는 등산과 트레킹을 좋아한다. 젊었을 때 개마고원에서 한두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 집에 개마고원 사진도 걸어놨었다. 그게 이뤄질 날이 금방 올듯하더니 다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이렇게 오신걸 보면 마음만 먹으면 말도 문화도 같기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김여정=“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후) 한 달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 의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개막식 본 소감은 어떠시냐.”
김여정=“다 마음에 듭니다. 특히 우리 단일팀 등장할 때가 좋았습니다.”
문 대통령=“처음 개막식 행사장에 들어와 (김여정 특사와) 악수를 했는데 단일팀 공동 입장 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다시 축하 악수를 했다.”

이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역사를 더듬어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는 얘기도 건넸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문익점이 목화씨를 갖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는데,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씨인가”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도 “그렇다”며 “그 동생분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찬 음식도 화제였다. 후식 천안 호두과자가 특히 인기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호두과자가 천안 특색 명물이다.”
김영남=“건강 식품이고 조선민족 특유의 맛이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남북한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 반대더라.”
김여정=“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 (웃음).”
김영남=“남측에서 온 분을 만났더니 할머니에게 함흥 식해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래서 많이 만들어먹는다고 하더라.”
문 대통령=“우리도 식해를 잘 만드는데 저는 매일 식해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해를 더 좋아한다.”
김영남=“남측에서도 도별로 지방특색 음식 있겠죠?”
문 대통령=“그렇다. 향토 음식이 다양하게 있다”
전수진ㆍ강태화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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