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퍼즐 맞추듯 … 콜럼버스 따라 세계사 헤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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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콜럼버스와 그 아들들의 세계
주느비에브 포스터 글·그림, 남경태 옮김
꼬마이실, 423쪽, 1만2800원

역사를 배울 때 통사적 접근은 중요하다. 나의 그림 조각과 남의 그림 조각을 함께 짜맞춰야 그림 전체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과서 위주의 역사 교육은 주로 나의 그림 조각만 열심히 들여다보는 쪽이었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웠음에도 대다수 사람들이 단편적 지식만 갖고 있는 건 이 탓일 것이다. '콜럼버스와 그 아들들의 세계'는 이런 목마름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는 역사교양서다. 저자 주느비에브 포스터는 주인공이 살던 장소만이 아니라 동시대 다른 나라의 역사까지 두루 아우르는 글쓰기를 선보인다. 이른바 '수평의 역사'다. '수평의 역사'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균형 잡힌 시각, 그리고 '우리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속 깊은 이해다.

이 책은 콜럼버스가 제노바의 소년이었을 때, 포르투갈과 에스파냐에 있었을 때, 첫 항해를 떠났을 때, 마지막 항해를 했을 때 등 총 4부로 나뉜다. 선원을 꿈꾸던 소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는 탐험가가 되기까지를 따라가면서 동시에 세계의 다른 곳에서 일어난 다양한 정치.사회.문화적 사건들을 함께 살핀다.

예컨대 항해의 중심지 포르투갈에서 공부하던 콜럼버스가 동쪽이 아닌 서쪽으로 인도에 가겠다고 결심했을 때 영국에서는 장미전쟁에서 승리한 헨리 7세가 즉위한다. 르네상스로 문화의 황금기를 누리던 피렌체는 메디치가의 실력자 로렌초 데 메디치가 죽자 위기에 처한다. 포르투갈의 탐험가 디아스는 희망봉을 발견하고 인도 항로를 개척한다. 400쪽이 넘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짧은 단락들로 나눠져 있어 읽기 수월하다. '종횡무진 서양사'로 잘 알려진 남경태씨가 번역했다.

삽화는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다. 포스터의 다른 저작 '아우구스투스 시저의 세계' '조지 워싱턴의 세계'도 곧 나올 예정이다. 초등 5학년 이상.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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