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MB 지시로 靑 비서관‧장관에 특활비 나눠줬다” 취지 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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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중앙포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중앙포토]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특활비를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장관에 나눠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최근 김 전 기획관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실장이 2일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공판에 나와 “(박근혜) 대통령이 특활비를 받으면 수석이나 비서관들에게 매달 조금씩 나눠주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는데, MB 정부 청와대에서 이같은 진술과 비슷한 내용이 있었던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다만 검찰 조사에서 김 전 기획관은 개인 목적의 자금 사용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 이어 김 전 기획관까지 최측근 인사들이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어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김 전 기획관은 국정원 특활비 의혹과 별도로 이 전 대통령의 실소유 의혹이 일고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와 관련해서도 의미있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서 압수한 USB 메모리에서 청와대 재직 시설 문서파일 이외 다스 관련 문서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재무 등 안살림을 총괄한 총무기획관으로 일한 김씨는 지난 2008년 5월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현금 2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는 등 국정원 측으로부터 모두 4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17일 구속됐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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