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밭현장 D-6|후보들「페어플레이」합의서 낭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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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돈뿌리기 경쟁 안해>
○…8명의 후보가 몰려 각축을 벌이고 있는 서울 양천갑지구에선 전반적인 금품타락선거양상과는 달리 각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후보 둘중에 특별한 재력가가 없어 돈뿌리기 경쟁을 하지 않아 속편하다』며 느긋.
8명의 후보들은 여야할것 없이『금품살포·흑색선전까지 하면서 당선하고 싶지는 않다』 『초반에 모후보가 자금을 마구 뿌려댔는데 다른 후보들이 공명선거를 벌이자 오히려 그 후보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더라』며 다른 지역에서의 불법·과열선거가『안 뿌리면 죽는다』 는 후보들의 「근거 없는 피해의식」때문임을 강조.
그러나 이들의 돈안쓰는(?) 선거운동 때문인지 17일 서울 신정2동 목동아파트단지내 신서국교에서 열린 유세때에는 5백여명도 채 안되는 당원과 유권자들만이 모여 썰렁.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동부지역교역자협의회(회장 임은빈 목사·47)는 19일 오후 7시부터 광주지역 국회의원 출마자인 민정당 정영당 후보(55), 민주당 유기준 후보(65), 평민당 강광호 후보(42)등 3명을 초청, 토론회를 개최해 유권자가 주도하는 선거운동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주목.
이날 토론회에는 동부읍에 산재한 60여개 교회목사·장로·집사등 5백여명이 모여 광주지역 국회의원 출마자에게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과 지역발전·인물평가등을 가늠하는 집중질문.【광주=연합】
○…경기도성남 갑에서는 주민등록 무더기 전입이 또다시 말썽.
평민당 성남갑 이윤말 후보는『버스회사「경기교통」사장인 민정당 김충호 후보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회사 운전기사들의 주민등록을 선거구로 위장이전, 성남시 단대4동 4974의 1경기교통회사주소지에 이모·김모씨등 9명, 경기교통총무과장 홍기종씨(30) 집주소에 오모·노모씨등 3명의 주민등록을 3월말에서 4월초순께 옮겨놓았다』며 주민등록표를 증거로 제시.
이후보는 또 최근 주민등록 불법전입이 말썽이 되면서 김후보가「경기교통」회사주소로 옮겨놓았던 운전기사 50여명의 주민등록이 4월 19일자로 일제히 원주소지로 전출됐다고 주장.

<합의로 합동유세 취소>
○…19일 오전 10시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국교 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포천-연천지역구 합동유세는 후보들간의 합의로 취소.
전곡국교 운동장에는 3백 50여명의 유권자들이 모였으나 선관위측은 민정당의 이한동 후보를 비롯, 민주당 홍찬기 후보, 평민당 김유근 후보등 3명의 후보가 유세를 하지 않기로 합의, 유세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평민당측 청년 5∼6명은 선관위측이 18일 인쇄한 벽보용 유인물에서 김유근 후보의 경력이 민권당지구당위원장이었는데 민정당위원장으로 잘못 인쇄된데 대해『이는 고의적인 처사』라고 주장, 유세장 연단옆에 마련된 3개의 책상을 뒤집는등 소란을 빚기도.
한편 유세를 듣기 위해 나온 박진복씨(32·포천군 소흘면)는『후보자들 임의로 유세를 취소하는 것은 비를 맞으며 유세장에 나온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행동이 아니냐』며 흥분.【전谷=연합】
○…19일 강원도 강릉의 각 당 사무실엔 미대사관의 정치담당 2등서기관「앤더슨」씨가 들러 후보등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선거전양상등의 파악에 나서 눈길.
「앤더슨」씨는 이날 최각규 후보(공화)와 이봉모 후보(민정)를 차례로 직접만난 뒤 허순욱 후보(민주)사무실에 들러 참모들을 면담한 뒤 옥천국교에서 열린 2차 합동연설회도 지켜보았는데 허후보 사무실에서는 50대당원 2명과 즉석 토론.
이들 당원들이「앤더슨」씨에게『미국이 한국에 양담배수입 압력이나 가하는데 실망했다』『심각한 빈부격차등 한국의 실정을 제대로 아느냐』『미국이 권력형부정축재자의 피난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다『「미국놈들 믿지말고 소련놈들 속지말자. 일본놈들 일어선다. 조선사람 조심하자」라는 옛말을 아직도 새기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자,「앤더슨」씨는「마르코스」의 예를 들어 미국으로 도피한 부정축재자의 재산은 미국내에서 재판을 통해 환수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선관위 "폐기된 것"해명>
○…19일 강원도 화천종고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평민당의 김철배 후보가 절단기로 짤라낸 투표용지 부스러기를 들고 나와 청중들에게 흔들어 보이며『여당후보를 당선시키려 당국이 제작, 유출시키다 적발된 것』이라며 폭로, 한때 긴장.
김후보는 이 투표용지는 14일 오후 7시 40분쯤 철원선관위가 계약, 춘천시 중앙로 J기업사에서 정당대표의 감독도 없이 무단제작하는 것을 당원들이 적발했다고 주장.
김후보측은 그 동안 증거물을 입수치 못해 문제를 삼지 않고 기다리다가 18일 오후 2시쯤 인쇄소 현장에서 절단기로 자른 50여장분의 투표용지를 입수, 중앙당에 보고까지 했다는 것인데 전체량은 3천여장에 달한다고 주장.
이에 대해 화천선관위는 이투표 용지는 철원선관위가 철원엔 인쇄시설이 부족한데다 19일 오전 9시까지 마감인 부재자투표용지 발송이 급박, 지난 15일 춘천 J기업사에서 부재자용으로 1천5백장을 인쇄했다가 15일 민주당 김모 후보의 등록무효로 투표용지를 다시 인쇄, 1차 인쇄용지는 쑬모가없자 절단기로 잘라 폐기한 것이라고 해명.

<유권자들 박수로 환영>
○…19일 오후 2시 전북 고창군 흥덕면 흥덕국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는 2번째 연사인 민주당 정재길 후보가 등단하면서 대기석에 앉아있는 나머지 세 후보들에게 하얀봉투를 나누어주어 눈길.
연단에 오른 정후보는 자신도 가지고 올라온 봉투에서 종이를 꺼내「4후보는 서로 비방, 인격모독, 중상모략을 일체 않기로 한다」「4후보는 유권자들을 향응과 돈으로 매수하지 않는다」「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대책위를 운영한다」「이를 지킬 것을 유권자들에게 약속한다」는 4개항의 합의서를 낭독.
정후보가 낭독을 마치고 세 후보에게 나누어준 봉투안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한 합의서가 들어있다고 서명을 요청하자, 유권자들이 박수로 환영.<총선 기동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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