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실제 주인공들에게 듣는 ‘당신의 1987’

중앙일보

입력

‘MBC스페셜’이 1987년을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당신의 1987’을 방송한다.

MBC스페셜-당신의 1987 [사진 MBC]

MBC스페셜-당신의 1987 [사진 MBC]

2017년 말 개봉해 입소문을 타고 관객수 700만을 돌파(2018년 1월 말 기준)하며 흥행 궤도에 오른 영화가 있다. 바로 6월 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이다.

'1987'은 개봉 후 다양한 곳에서 단체 관람 상영회가 열렸다. 한 시민은 사비를 털어 영화관을 대관해 무료 상영회를 열었고, 6월 항쟁 당시 대학생이었던 86, 87학번 선배들은 후배들을 위한 단체 관람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가족 단위의 관객들부터 여야 정치권, 경찰들까지 각계각층의 단체관람도 이어졌다. 영화를 보며 386세대는 1987년 6월 항쟁의 기억을, 젊은 세대는 2016년의 촛불집회를 떠올렸다.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장준환 감독은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시절이었고 그 역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을 바꿔보고자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에 꼭 영화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제작은 쉽지 않았다. 국내 투자사들로부터 투자를 외면당한 뒤 외국계 투자사에서도 투자가 성사되지 않자, 소규모 자본의 독립영화로 제작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6년 10월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고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자 투자가 유치되고 배우 캐스팅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장준환 감독은 드디어 기적처럼 이 영화를 본격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2017년 2월 22일은 촬영팀이 날씨 때문에 위성사진까지 찾아보면서 정한 첫 촬영 날이었다. 첫 촬영 당일 예상과 달리 임진강에 느닷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촬영을 접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눈 덕분에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과 아픔이 더 돋보일 수 있었다. 장준환 감독이 약 1년 만에 다시 찾은 임진강에서 그날의 이야기를 직접 상세하게 들려준다.

영화 '1987' 촬영팀은 고 박종철 열사 고문 장면이나 고 이한열 열사 피격 장면 등 우리 역사의 아픈 장면들을 찍을 때마다 그분들의 희생을 기리며 묵념을 올렸다. 그래서인지 전국에 장마가 한창일 때도 촬영지만큼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비가 안 오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 제작이 불투명하던 시기에 가장 먼저 “어떤 역이라도 하겠다”며 합류해준 배우 강동원의 사연부터 여러 배우가 ‘셀프 캐스팅’을 청했으나 배역이 모자라 거절해야 했던 이야기 등 다양한 뒷이야기가 공개된다.

영화 ‘1987’에서 취재 열정이 가득한 동아일보 기자 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배우 이희준이 내레이션을 맡아 치열하고 가슴 벅찬 1987년도의 이야기를 전해줄 예정이다. ‘MBC스페셜’은 오는 2월 1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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