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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文 조롱하는 사진 잇따라 논란…민주당 “철저히 수사해야”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는 지난 25일 자신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노 전 대통령 관련 광고를 게시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달이차면기운다’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 일베 회원은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 디제잉을 하는 DJ에 노 전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사진 등이 실제 전광판에 송출될 때 그 앞에서 자신이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일베 회원을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을 만들어 직접 자신이 찍었다는 ‘인증’을 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을 광고한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이 직접 인증하며 찍은 사진 [사진 일베]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을 광고한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이 직접 인증하며 찍은 사진 [사진 일베]

일베 회원이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광고를 하게 된 건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같은 장소에 생일 축하 광고를 내보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회원은 “뉴스를 보다가 문재인 생일축하 광고를 타임스퀘어에 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자신이 광고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열성 반대자로서 맞대응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뉴욕 타임스퀘어의 옥외 광고 전광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한 일베식 광고가 실렸다”며 “비운에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을 국제적으로 조롱하는 상상할 수 없는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재단은 이 광고와 관련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며 “비하와 비난에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을 특정 동물에 빗대 합성사진을 올리고, 이를 불특정 다수의 뉴욕시민이 보는 곳에 게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넘는 명예훼손이자,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모욕이며, 국격에 대한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고는 “수사당국이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대처해 사람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는 망나니 같은 행동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군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을 단체 채팅방에서 올린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당 소속의 김진권 충남 태안군의원은 지난 25일 개의 몸에 문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군의원과 공무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채팅방에 올렸다. 개 위에 타고 있는 여자 어린이의 얼굴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을 합성했다. 김 의원은 논란이 되자 일부 언론을 통해 “얼굴이 옆모습밖에 나오지 않아 문 대통령의 얼굴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김현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의 ‘막가파’식 행태는 우리 정치의 발전을 가로막고 정치 전반에 대한 혐오감만을 양산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드러낸 자유한국당의 목불인견의 행위에 대해 국민적 분노만 깊어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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