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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맷돌춤·탭댄스 … 요즘 광고 춤 바람 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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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맷돌춤이 돋보였던 SKY 휴대전화 광고(왼쪽) 이효리가 ‘싱잉 인 더 레인’ 에 맞춰 춤을 추는 애니콜 광고.

올해 서른여덟인 탁사마 탁재훈은 건강음료 '영진큐텐' 광고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비보이가 되어 '노익장'을 과시한다. 열정적으로 고난도 댄스를 추던 댄서가 알고 보니 탁재훈이었다는 반전설정이다. 뻣뻣한 장동건이 막춤을 추고, 중견MC 탁재훈까지 비보이로 변신한 걸 보면, 확실히 요즘 광고계에는 '춤바람'이 잔뜩 들었다.

요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 치고 춤이 등장하지 않는 광고는 거의 없다. 휴대전화.정보통신 등 속도와 역동성을 컨셉트로 하는 업종의 광고에서 시작된 춤바람이 업종을 불문한 광고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SKT 음악포털서비스 멜론 광고에 등장한 비보이 댄서.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무대 위에서 격렬한 댄스배틀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에릭.현빈 등 빅 모델을 앞세워 속도감을 강조했던 KT 메가패스 광고는 최근 컨셉트를 '춤'으로 바꿨다. 빅모델 대신 고양이 캐릭터 '메가캣'을 등장시켜 클래지콰이.라스트포원.낸시랭 등 실험적인 젊은 아티스트와 함께 경쾌한 탭댄스를 추게 한다. 후속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비보이 팀 라스트포원의 역동적인 힙합댄스를 담고 있다.

제일기획의 권용우 국장은 "탭 댄스와 브레이크 댄스가 각각 인터넷을 즐기는 경쾌함과 스피드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이크 댄스는 SKT의 음악 포털서비스 멜론 광고에도 등장한다. 최후의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춤을 멈추지 않는 비보이들의 처절한 댄스배틀을 담았다. TBWA코리아의 방주성 차장은 "허리춤에서 계속 공급받는 힙합음악 덕분에 끊임없이 춤을 출 수 있었다는 설정"이라며 "힙합과 댄스 덕분에 젊은 소비자들에게 광고 주목도가 높다"고 말했다.

SKY휴대전화 광고에서 선보인 '맷돌춤'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맷돌춤이라고 명명한 것도 네티즌들이다. 웬만한 장기자랑 코너에는 맷돌춤이 단골처럼 등장하고, 나이트클럽에도 '맷돌춤 타임'이 생겨났다고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단체응원 춤으로 각광받고 있는 '꼭지점 댄스'도 광고가 놓칠 리 없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꼭지점 댄스를 광고 컨셉트로 유치하려는 광고주 간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꼭지점 댄스 붐을 일으킨 영화배우 김수로를 모델로 섭외했다. 김수로와 그의 대학동창들이 장소 불문하고 흥겹게 꼭지점 댄스를 추며 월드컵 응원분위기를 몰아가는 내용의 광고가 조만간 전파를 탄다. 이 밖에 정우성도 정장 로가디스 광고에서 처음으로 마임.뮤지컬 풍의 댄스를 선보이며, 윤은혜.김태희도 하루녹차 광고와 에쓰오일 광고에서 귀여운 율동을 보여준다.

이처럼 춤이 광고의 주요 코드로 떠오른 것은 주타깃인 젊은 층에 짧은 시간에 강한 임팩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일기획의 김홍탁 국장은 "휴대전화 등 1020세대가 주타깃인 광고가 급증하면서 그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젊은 문화코드인 춤과 음악에 맞춘 광고가 대세"라고 분석했다. 젊은 층의 눈길을 광고에 머물게 할 수 있는 수단이 음악은 힙합, 영상은 춤과 섹스어필이란 설명이다.

사회적으로 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광고의 춤바람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TBWA코리아의 이상규 차장은 "TV를 봐도 춤이 넘쳐나고,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춤이 아니면 장기자랑에 나서지도 않는다"며 "느낌을 중시하는 젊은 층에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춤"이라고 설명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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