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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트라즈 탈옥 미스터리' 56년만에 드러난 진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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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앞바다 섬에 있는 알커트라즈 교도소. [중앙포토]

미국 샌프란시스코 앞바다 섬에 있는 알커트라즈 교도소. [중앙포토]

미스터리로 남은 희대의 탈옥사건의 진실을 56년 만에 밝힐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 CBS 방송은 24일(현지시간) 1962년 발생한 ‘알카트라즈 탈옥사건’의 주인공 중 최소한 한 명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1962년 죄수 3명 감쪽같이 사라져 #수색에도 흔적 못 찾고 '익사' 결론 #3인 중 1인 “성공해 아직 살아있다” #경찰국에 보낸 편지 뒤늦게 공개

보도에 따르면 CBS 방송은 최근 존 앵글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2013년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으로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
존 앵글린은 62년 6월 11일 알카트라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죄수 3인 중 한 명이다. 당시 그는 함께 수감돼 있던 형 클라렌스 앵글린과 프랭크 모리스와 함께 탈옥했다.
미 샌프란시스코 앞바다 섬에 있는 알카트라즈 교도소는 탈옥이 불가능한 교도소로 유명한 곳이다.

만약 편지 작성자가 실제 앵글린이라면, 이들의 탈옥은 유일한 알카트라즈 탈출 성공 사례가 된다.

1962년 알카트라즈를 탈옥한 프랭크 모리스, 클라렌스 앵글린, 존 앵글린(왼쪽부터).

1962년 알카트라즈를 탈옥한 프랭크 모리스, 클라렌스 앵글린, 존 앵글린(왼쪽부터).

이 편지는 세 사람 모두 탈옥에 성공했으며, 각각 2008년과 2011년 모리스와 클라렌스 앵글린이 사망한 뒤 자신만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전 앵글린이다”라고 시작하는 편지는 “나는 1962년 동생 클라렌스, 프랭크 모리스와 알카트라즈를 탈출했다”고 밝히고 있디. 이어 “83세이고, 암에 걸려 건강이 좋지 않다”며 “맞다. 우리는 그날 밤 간신히 성공했다”고 썼다.
또 “TV에 (편지를) 발표한다면 1년 내 감옥으로 가서 치료를 받겠다. 다시 편지를 보내서 내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 지 알려주겠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탈옥을 모의한 이는 모리스. 1960년 마약 소지 및 무장강도 혐의로 알카트라즈에 들어온 그는 수감 직후부터 탈옥을 궁리했다. 여기에 앵글린 형제가 가담했고, 이들은 약 2년에 걸쳐 탈옥을 모의했다.
우비 50벌을 이용해 구명조끼를 만들고 뗏목도 제작했다. 석고로 인형을 만들어 자는 것처럼 위장한 뒤 이들은 어둠을 틈타 미리 파놓은 땅굴을 통해 바다로 나가 사라졌다.

알카트라즈를 탈옥한 모리스 일당이 감방에 남기고간 위장 인형.

알카트라즈를 탈옥한 모리스 일당이 감방에 남기고간 위장 인형.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야 이들의 탈출을 인지한 교도관들이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미 중앙수사국(FBI)이 동원됐지만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결국 FBI는 이들이 탈옥에 실패해 익사했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인근에 있던 노르웨이 선박의 선원들이 해안가를 떠다니는 시체를 봤다고 증언한 데 따른 것이었다.
또 수색을 통해 발견한 뗏목 조각, 앵글린 형제의 소지품이 들어있는 가방 등도 이들이 바다에 빠져 죽었을 것이라는 결론에 한몫했다.

1979년까지도 이들이 살아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아 사건은 종결됐다.
그러나 시체는 물론 생사를 확인해 줄 물증이 전혀 없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탈옥에 성공했다고 믿는 이들도 많았다.
결국 탈옥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았고, 이들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소재로 수차례 이용됐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한 영화 ‘알카트라즈 탈출(Escape from Alcatraz, 1979)’도 그중 하나다. 영화는 모리스 일당이 탈옥에 성공했다는 것을 암시하며 끝난다.

알카트라즈 탈옥사건을 소재로한 영화 '알카트라즈 탈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했다.

알카트라즈 탈옥사건을 소재로한 영화 '알카트라즈 탈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했다.

미 연방법원 집행관 측은 편지에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FBI가 편지의 필적과 지문, DNA를 검사했지만, 결정적이지 않다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FBI 측은 왜 편지가 도착한 뒤 5년 간 공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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