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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상생경영] 포스코, 절감액 모두 협력사 지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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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스코 광양제철소 기계설비부 연주수리공장에서 포스코와 대동중공업 직원들이 기술 협의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자재 공급사인 대동중공업에 4억6000만원의 보상금을 줬다. 대동중공업이 광양제철소 생산설비 개량에 참여해 재료비와 외주비를 절감케 해줬기 때문이다.

김철헌 대동중공업 사장은 "열심히 노력한 만큼 과실을 돌려받게 돼 직원들의 의욕이 높아졌다"며 "포스코가 관련 특허 지분도 나눠 줘 앞으로도 해외진출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2004년 7월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협력업체가 포스코와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통해 비용을 줄이면 절감액 모두를 협력업체에 보상금으로 주는 것이다. 협력업체는 보상금은 물론 기술과 경험을 확보할 수 있고,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을 이룰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제도다.

지난해 지급된 보상금은 9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중소기업 영업이익률(4.1%)을 감안할 때 협력업체로선 매출액을 2200억원 늘린 효과를 본 셈이다. 포스코는 첫해 12개사, 36건이었던 성과공유 목표를 지난해엔 36개사, 59건으로 늘렸다.

포스코는 자재 공급사에 대한 자금 지원도 확대해 가고 있다. 2004년 말 결제대금 현금 지불제도를 도입, 지금까지 모두 3조2149억원을 현금 지급했다. 자재 공급사들은 70억원 가량의 금융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설날.추석 등 명절을 앞둔 시기엔 대금을 미리 주고, 매주 두 차례 했던 결제를 매일 해주는 것으로 바꾸기도 했다.

포스코가 갖고 있는 정기예금을 재원으로 협력업체에 자금을 빌려주는 포스코 협력기금도 운영 중이다. 또 2004년 10월 기업은행과 함께 시작한 네트워크론 제도도 지난해 취급 은행을 10개로 늘렸다. 덕분에 현재 74개 자재 공급사는 244억원의 자금을 시중보다 1~3%포인트 가량 낮은 금리로 쓰고 있다.

포스코는 정비.운반.포장 등을 맡고 있는 외주업체 직원들의 처우 향상에도 힘써 왔다. 포항.광양 등 두 곳 제철소에서 일하는 외주업체 직원 수가 포스코 전체 인원과 엇비슷한 1만6800명이나 돼 이들을 한 가족으로 끌어안지 않으면 품질과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

포스코는 2003년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줄어든 외주업체 급여를 보조해 주기 위해 지난해 말까지 1712억원을 지원해 줬다. 내년엔 외주업체 임금을 포스코의 70% 수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철강 구매난을 겪지 않도록 직거래 공급량을 늘리고, 고급강재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현금 결제 때는 가격 인하율을 높이고 외상기간을 연장하는 등 금융지원도 하고 있다.

포스코 이진법 중소기업지원팀장은 "상생 경영 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회사와 협력업체의 생산성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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