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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가꾸기 사업은… 서울시서 한옥 수리비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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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촌 한옥, 아름다운 변신
삼청동 35번지 한 가옥의 개·보수 전(위)후(아래) 모습. 기와지붕을 얹고 벽돌이던 외벽을 돌·나무 등 자연 소재로 바꿨다. 최승식 기자

2001년 북촌가꾸기 사업을 시작한 서울시는 한옥마을 주민들의 수선비 일부를 지원한다. 한옥의 무분별한 파괴.변형을 막기 위해서다. 도시디자인과의 김우성 팀장은 "북촌가꾸기는 서울시가 아닌 주민들의 마을 단장"이라고 강조한다. 서울시는 새로 만드는 한옥의 가이드 라인을 정해주고 비용을 뒷받침해줄 뿐 집을 고치는 것은 전적으로 집주인의 몫이다.

한옥이 불편해 떠나는 주민이 없도록 편의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일도 주요 업무다. 2년째 한옥 가꾸기에 매진하고 있는 노경래 주임은 "한옥은 보존이 아니라 보전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해진 현대인을 위해 내부 공간을 변형하는 정도는 융통성 있게 인정해주는 식이다. 난방.하수 시설도 현대적으로 고칠 수 있다.

사업시행 초기에는 반대도 많았다. 주민들의 사유재산에 대한 집념도 강했다. 서울시는 한옥마을 주민들의 반상회마다 한옥 보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인쇄물을 돌리는 등 설득작업에 주력했다. 주민들과 끊임없이 만나 의견을 들었고 문화센터를 만들어 주민들의 생활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도 병행했다.

가회동 31번지 30여 채의 기와가 아름답게 겹쳐있는 곳을 내려다볼 수 있는 '뷰 포인트'도 직원들이 발품을 팔아 찾아냈다. 김 팀장은 "외국인들이 찾아와 기와.처마 등의 아름다움에 '원더풀'을 연발하고 한집 한집 산뜻하게 변할 때마다 주민 분위기도 점점 호의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한다. 현재는 북촌 한옥 중 약 30%가 자율적으로 한옥으로 등록했고 이 중 240여 채가 개.보수를 완료했다. 서울시가 매입한 한옥이 문화센터.게스트하우스.박물관 등으로 고쳐지자 주민들의 호응도 높아졌다. 김 팀장은 "마을의 역사를 훼손하지 않고 주차장.공원을 더 만들 수 있는 방법 등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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