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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연정 8부 능선 넘어…사민당 예비협상 돌입 결정

중앙일보

입력

21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사회민주당(SPD) 임시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의 대연정 예비협상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 [본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사회민주당(SPD) 임시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의 대연정 예비협상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 [본 AP=연합뉴스]

독일 사회민주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연립정부를 예비협상에 돌입하기로 21일(현지시간) 정했다.
사민당은 이날 본에서 임시정당대회를 열고 대의원 투표를 통해 지난 12일 기민·기사 연합과 타결한 대연정 예비협상안을 승인했다.
각 주의 대의원 642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찬성은 362명, 반대는 279명이었다.

임시전당대회서 반대 여론 누르고 찬성 과반 #슐츠 "재선거 안 돼…유럽 개혁할 수 있는 기회" #22일부터 예비협상 시작, 난민문제 등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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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 지도부 내에서도 반대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작센안할트주(州)와 베를린, 튀링겐주 지도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 차례 연정을 통해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당내 청년연합인 유소스(Jusos)도 좌파 선명성을 내세워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연정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투표에 앞서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연설을 통해 "(연정 실패로 인한) 새로운 선거는 옳은 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고 유럽을 개혁할 수 있다”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1일 독일 본에서 열린 사민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마르틴 슐츠 대표가 연설을 하고 있다. [본 EPA=연합뉴스]

21일 독일 본에서 열린 사민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마르틴 슐츠 대표가 연설을 하고 있다. [본 EPA=연합뉴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소수 여당으로 불안한 정권을 구성하는 것보다 재선거를 통해 신임을 묻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경우 사민당이 “선거 비용만 높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뜩이나 내려앉은 지지율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 탓에 당초 연정에 회의적이던 사민당 좌파 지도부를 연정 테이블로 돌려세우게 했다는 것이다.

대연정 예비현상은 22일부터 시작된다.
사민당은 사회보장 문제나 난민정책과 관련해 기본 합의 이상의 양보를 요청할 방침이다.
슐츠 대표는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예비협상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난민 문제와 관련해 "연간 난민 유입 상한선은 없다"고 주장하며 재협상 의지를 다졌다.
양측은 예비협상에서 연간 18∼22만 명의 난민 유입 상한선에 합의했었다.
반면 메르켈 총리 측은 기본합의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종 대연정 승인은 45만명의 전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로 결정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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