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역설…지난해 1t 트럭 포터·봉고 판매량 사상 최대치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 포터. [사진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포터. [사진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기아 1t 트럭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포터는 전년대비 4.6% 늘어난 10만 1423대가 팔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그랜저에 이어 국내 판매량 2위에 달하는 수치다. 봉고도 6만대 넘게 팔리며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지난 해 내수 경기 부진 등으로 현대·기아차가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포터와 봉고가 선전을 한 데는 '불황'의 그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수단인 1t 트럭을 구매해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선업을 포함한 제조업은 물론 금융과 서비스까지 대부분의 업종에서 인력 감축이 진행되면서 퇴직자들이 대거 양산된 동시에 1t 트럭 판매량이 급증했다. 불황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역설인 것이다.

올해도 포터와 봉고의 선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1t 트럭의 구매 수요가 늘고 있어 포터의 경우 계약을 맺으면 평균 2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