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의 스승’ 호시노 전 감독 별세에 日 추모 물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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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센이치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 부회장(왼쪽)과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호시노 센이치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 부회장(왼쪽)과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불같은 성격과 거침없는 세리머니로 ‘열혈남아’로 불리던 호시노 센이치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 부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70세.

6일 일본 언론은 호시노 부회장이 지난 4일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췌장암으로 밝혀졌다.

도쿄스포츠는 호시노 부회장이 지난 2일 쓰러졌고 이틀 뒤 오전 5시 25분쯤 두 딸 품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호시노 부회장은 2016년 7월 췌장암 진단을 받았으나 주변에 투병 사실을 일절 알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28일 도쿄에서 일본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입회 축하회에 참석해 “야구와 연애하고 좋았다”며 여전한 열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공식 활동으로 남았다.

일본에서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가네모토 도모아키 한신 감독은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받아들일 수 없다.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고 가슴 아파했다.

하라 다쓰노리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은 “부처님의 표정과 인자함, 그리고 승부에서는 귀신과 같은 엄격함이 있었다. 그런 두 가지 얼굴을 가진 분이셨다”며 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고 슬퍼했다.

호시노 부회장과 50년 동안 우정을 쌓은 다부치 고이치 스포츠닛폰 평론가는 “좀 더 편안히 인생을 즐기다 등 번호와 같은 77세까지 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더는 문자나 전화도 할 수 없고, 골프도 함께 칠수 없는 것인가”라고 안타까워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도 “너무 놀라서 믿어지지 않는다”며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하고 호시노 감독님을 헹가래한 것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억들이다.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경기하도록 지원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추모했다.

주니치 드래건스의 에이스 투수였던 호시노 부회장은 선수 시절 통산 146승(121패 34세이브)을 거두고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거머쥔 스타였다. 은퇴 후에는 주니치 드래건스, 한신 타이거스, 라쿠텐 등 3개의 팀 감독을 맡아 4차례 리그 우승을 거둔 명장으로 활약했다.

특히 주니치 감독 시절에는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유명하다. 선 감독이 주니치 마무리투수로 활약할 때 호시노 부회장은 ‘호랑이 감독’이었다고 한다. 선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호시노 부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이어왔다.

선 감독뿐 아니라 이종범 국가대표팀 코치, 이상훈 LG 트윈스 피칭아카데미 원장도 주니치에서 뛸 때 호시노 부회장의 지도를 받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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