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흥분…탈락설에 반응도 갖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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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천발표「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민정당 공천심사위원들은 14일밤 그동안 극비작업을 벌였던 「안가」에서 나와 모처로 이동함으로써 공천발표가 한층 임박해진 분위기.
이에따라 민정당사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는데 채문식 대표위원은 15일 등청해『시험볼 때 쉬운 문제를 먼저, 어려운 문제를 나중에 귀하이 어려운 문제 몇개 푸는 것만 남아있다』고 기자들에게 최종 마무리 단계임을 확인.
공천윤곽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당사주변은 공천확정자와 탈락자들이 들락거리며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는데 탈락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고 있어 심한 후유증을 예고.
○…이영창 전 치안본부장(안동군), 유길종 전 치안본부차장(여천)은 물론 공천 유력인물로 꼽혔던 이해귀 전 경기지사(안성)등 최근에 옷을 벗은 경찰 출신은 모두 낙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물고문 영향이 컸다는 후문.
포항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 두 청와대 정무1수석 출신간의 경쟁은 이진우씨에게로 낙점이 떨어졌다.
진도쪽의 정시채 의원과 해남쪽의 임영득 의원(전국구)간에 다툼을 벌여온 해남-진도는 현역위원장인 정의원으로 낙착. 「싹쏠이」발언파동으로 물러났던 이규효 전 건설장관은 고향인 고성이 충무-통영쪽에 붙은데다 파동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는 판단때문에 공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으나 『당시 발언은 농담에 불과했고 다소 억울하게 피해를 본 케이스』라는 주위의 성원(?)에 힘입어 지역을 옮겨 공천을 따냈다는 것. 이씨는 경남지사·건설장관을 거치는 동안 마산·창원지역 발전에 많은 공을 들여 주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있음이 공천심사 작업실에 타전돼 창원쪽을 맡았다는 전문.
영입인사로 거명되던 야당인사들 중 서대문쪽의 손세일, 인천서 유재희씨 등 전민한당의원들은 본인이 고사하거나 지역구 사정이 맞지않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2·12총선 때 야당으로 출마해 떨어졌던 신경식씨(자유수호연맹사무총장)는 정일권 연맹회장의 강력추천으로 뒤늦게 청원폭에서 민정호에 동승.
노태우 대통령의 「여성기용」지침에 따라 발굴된 여성후보로는 김정례 현 위원장(성북갑) 한양순 전국구의원(도봉갑)및 신청자중에서 안양을의 김정숙씨(병원장·중앙위여성분과부위원장), 영입인사로 정희경 현대고교장등 4∼5명.
정교장은 공천심사작업에 들어가기 직전 교섭을 받았는데 『나를 필요로 한다면 새로 태어나는 각오로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벌써부터 적극적.
오래전부터 출마를 선언해놓고 폭넓은 활동으로 기반을 다져온 도봉의 양경자 의원은 위험한 상태.
민화위에서 활약했던 박준규 구공화당의장서리와 김재순 구공화당원내총무는 본인 희망지역에 안착.
김씨는 당초 이북출신이 많은 서울중구출마를 요청받았으나 본인이 이를 피해 철원-화천을 강력히 주장, 관철시켰는데 주변에서는 『국회의장에까지 거론되는 사람이 서울을 피해 시골로 가서야…』라는 비판도 없지않은듯.
이바람에 철원-화천을 지원했던 염진현 전 서울시장의 서울전출이 불가피한 상태.
김복동 전광진공사장이 노 대통령과의 인척관계로 출마를 포기해 의외의 전과를 얻은 박준규씨는 구공화당 시절 당선과 낙선을 경험한바 있는 성동구출마가 한때 고려됐다는 것.
○…현역 공천탈락자 중에는 당원로 및 중진급 인사와 지역구 관리가 소홀했던 중견급도 포함.
충남의 최대관심사였던 정석모 전 사무총장과 이상재 전 사무차장과의 「공주결전」은 이전사무차장의 승리로 결론.
정전총장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자신이 책임을 맡았던 충남이 JP바람을 막지못해 기대치보다 떨어진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 「결정적인 흠」이 되었는데 전국구 공천설이 유력.
이상익 전 중앙위의장도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충남부진」과 지역구 활동 미흡이 이유.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과 김숙현 의원은 「고령케이스」로 후진에게 양보했다는 후문인데 김의원은 아직 반발상태고 윤 전부의장은 전국구 진출설.
탈락자중 박익주(남해-하동) 최창규(청양-홍성)의원은 경합자(김욱태 국민은행장·윤석순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와 치열한 싸움을 벌였으나 결국 네사람 모두 탈락되고 제3의 인물인 박희태 부산고검검사장과 김용휴 전 총무처장관으로 낙착.
가평-양평도 김영선 의원과 안청희 전 인천시장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안 전시장은 구리시로 옮겨지고 김의원은 탈락.
이밖에 경북의 박권흠·염길정, 전북의 전종천 의원은 인상깊은 활동을 하지 못한데다 지역구가 바뀌어 불운.
특히 염의원은 86년 정기국회에서 「강경대야발언」을 한것이 결국 부담이 되었다는 것.
이재우 의원은 거물급 경합자들을 만나 밀린 케이스며 김종기 의원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경북에서 당내최고득표율을 올려 한때 기세를 올렸으나 특별한 「중앙정치활동」이 없어 고배. 현역탈락자 명단이 일부 지상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해당자들은 예상했었다는 식으로 담담한 표정을 짓거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다양한 반응.
송파을쪽에 거명되던 정남의원은 『7년간 골병도 많이 들었고 경제력로 달리는데다 지역내 인기도도 하향추세에 있어 진작부터 당에 그만두고싶다는 뜻을 전달해놓았다』면서 『제3의 인생을 살겠다』고 비교적 의연한 모습으로 체념.
그러나 인천 서구쪽의 김숙현 의원은 『당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도 없는데 신문에선 탈락됐더라』면서 『도대체 기준이 무엇이냐』고 흥분.
김의원은 『서구쪽에 새로 거명되는 인사는 고향도 인천이 아니고 집도 없다』면서 『이런식이면 인천전체가 흔들릴 것이고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며 무소속으로라도 나서겠다』고 크게 반발.
부산서-사하 출신의 곽정출 의원은 분구됨에 따라 사하쪽을 택하여 맹활동을 벌여왔으나 14일 오후 『서구쪽에 사람이 없으니 맡아달라』는 채문식 대표의 전화지시에 『이제와서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고 거부.
채대표는 『서구를 택하지 않으면 공천이 어렵다』고 했고 곽의원은 『사하를 안주면 못하겠다』고 버텼으나 결국 서구로 낙착.
광양을 희망했던 김재호 의원도 이날 오후 채대표가 당사로 호출, 여수출마를 지시했으나 처음엔 광양을 고집. 그러나 김의원은 『당명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다. 되도록이면 여천쪽을 맡겨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여운으로 남겼으나 결국여수로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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