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친구 만나 잘 쏘는 사람 부자 멀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6)

2018년 무술년 새해 첫 해돋이. 송봉근 기자

2018년 무술년 새해 첫 해돋이. 송봉근 기자

‘부자 되세요!’
새해가 되면 늘 이런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모두 그랬으면 한다. 2018년 무술년에는 2017년보다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어보자. 어느 날 갑자기 부자가 되는 대박을 꿈꾸지 말고, 2017년보다 조금이라도 더 부자가 돼 보란 이야기다. 그러려면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변화를 시도하려면 무엇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지 스스로 잘 알아야 한다.

돈 관련 네가지 행동, 벌기·쓰기·불리기·나누기 #각 행동별 자가진단해 보면 내 문제점 밝혀져 #강점 집중보단 약점 보완이 부자되는 지름길

돈과 관련한 네 가지 행동

우리가 사는 모습을 돈이라는 프레임으로 살펴보면 ‘벌고 쓰고 불리고 나누면서’ 산다. 하루의 대부분을 버는 데 쓰고, 버는 시간이 끝나면 돈을 쓰러 다닌다. 그리고 돈을 불리기 위해 시간을 내고 발품을 팔아 상담하고 투자도 한다. 마지막으론 주위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과 돈을 나눈다. 이 네 가지 행동에서 경제적으로 잘 살고 못사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TV 연속극에 나오는 엄청난 부자 말고 우리 주위의 보통 사람보다는 여유 있고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왜 보통 사람과 다른 걸까?’, ‘남들보다 잘 벌어서?’, ‘남들보다 짠돌이이어서?’, ‘재테크를 잘해서?’, ‘착하게 나누고 살다가 복을 받아서?’…. 돈과 관련한 네 가지 행동을 구분해 생각해 보면 나의 문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할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모든 돈의 문제를 ‘벌기’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집에 돈이 부족하면 어떻게 더 벌지만 생각한다. 물론 더 벌어서 해결할 수 있지만 왜 부족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은데, 마음과 눈은 ‘돈을 버는 것’에 집중돼 있다. 이런 사람은 늘 일에 쫓기고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 악화나 사업 실패 같은 위험을 안고 산다.

절약을 위해 영수증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 [중앙포토]

절약을 위해 영수증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 [중앙포토]

어떤 사람은 부자 되는 방법을 ‘더 아끼는’ 것에서 찾기도 한다. 생각을 바꾸고 노력을 하면 더 벌 수 있는 방법, 좀 더 불릴 수 있는 투자 방법이 있음에도 영수증 관리만 신경 쓴다. 그래서 점점 더 짠돌이가 되어 간다.

벌고 쓰는 것이 아니라 ‘불리기’에 푹 빠져 사는 사람도 많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재테크 강의, 투자 세미나와 부동산 강의에 열심히 다니며 다양한 투자를 경험한다. 성공한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은 힘들게 조금 더 버는 것이나, 조금 더 아끼는 ‘푼돈 경제학’에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생각보다 ‘돈을 나누기’가 문제인 사람도 있다. 돈이 생기면 귀신같이 알고 누군가 찾아온다. 강의하면서 “친한 후배가 ‘바로 갚을 수 있으니 500만원만 빌려주세요’ 라고 찾아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더니 30% 이상이 친한 후배면 빌려준다고 답했다. 돈을 주거나 빌려주는 행동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이런 모습은 익숙한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나간 돈은 잘 돌아오지 않는다.

돈 관련 네 가지 행동을 균형 있게

2017년보다 더 행복한 부자가 되려면 좀 더 벌고, 아껴 쓰고, 잘 불리면 된다. 못 벌면 늘 부족해 힘들고, 쓸데 안쓸데 구분 없이 마구 쓰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부족하고, 제대로 불리지 못하면 부자 되기 힘들고,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 네 가지 행동 균형을 잘 잡아야 가계 살림이 안정되지만 심각한 결함이 있으면 불안하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까? 좀 더 부자가 되려면 무언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모두 같은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돈에 대한 네 가지 행동을 1점에서 10점까지로 나누어 자가 진단해 보자.

돈. [중앙포토]

돈. [중앙포토]

‘벌기’는 이런 항목들을 생각해 보자.
1. 목표가 분명한가?
2. 쉽게 포기하지 않는가?
3. 사업 기회가 있으면 도전하는가?
4. 돈을 더 벌고 싶은 욕망이 있는가?
5. 미래의 일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을 해 보고 스스로 1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겨본다.

‘쓰기’ 점수는 이런 질문에 따라 달라진다.
1. 소비를 기록하는가?
2. 쓸 데와 쓰지 않을 데를 구분하고 있는가?
3. 매월 카드 때문에 힘들지 않은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꼭 써야 할 데만 쓰고 낭비하지 않는다’면 8~10점, 쉽게 쓰고 친구들 만나면 주로 쏘는 스타일이라면 1~2점이라고 점수를 줄 수 있다.

현재 저축을 꾸준히 하고 있고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불리기’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책과 세미나를 통해 금융 경제 공부를 하고 있고, 부동산·주식·펀드 투자 등에 적극적이라고 판단되면 높은 점수를, 투자는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안전한 은행만 거래하거나 저축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 낮은 점수를 주면 된다.

‘나누기’는 현재 정기적인 기부나 나눔을 전혀 하지 않고, 할 생각도 없으며 아는 사람들과 절대 돈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1점을 준다.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고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주위의 어려움을 외면하기 힘들다면 고득점자다.

자가 진단을 끝내고 가정의 현금흐름표를 대충 그려보자. 수입과 지출로 나누면 수입은 벌기와 불리기, 지출은 쓰기와 나누기에 해당한다. 매월 적자가 난다면 수입이 적거나 소비가 많거나 둘 중 하나다. 원인에 따라 해법이 다르다.

수입이 적어 아껴 써도 적자가 난다면 더 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쓰는 마음이 약해 적자가 난다면 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소비를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돈을 벌어도 생존할 수 없다. 나누는 마음이 강해 너무 잘 나누어서 힘든 커플을 보면 과유불급이란 말이 떠오른다.

낮은 점수 항목에 변화의 메스를

돈 문제 해결은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 [중앙포토]

돈 문제 해결은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 [중앙포토]

돈 문제 해결은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잘 벌어도 신나게 써버리면 답이 없고 투자 실패로 한 방에 날려버리면 의미가 없다.

앞의 네 가지 돈 관련 행동을 살펴보면 나의 문제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스스로 제일 낮은 점수를 준 항목이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치명적인 약점을 어떤 형태든 보완하지 않으면 어제보다 나은 부자가 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가장 낮은 점수가 ‘벌기’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목표’를 정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명확한 목표는 많은 사람을 변화시켰다. 막연하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생생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집중하면 돈을 버는 적극성과 성실,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쓰기’가 약점인 사람은 지출을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리기’가 약점이면 목표를 수립한 저축을 시작하고 재테크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월 1만원 적립식 투자 같은 소액투자를 해 보는 것이다. ‘나누기’가 문제라면  ‘나눔의 원칙과 기준’을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을 진단해 벌기·쓰기·불리기·나누기 네 가지 행동을 균형 있게 만들어간다면 2018년은 확실하게 조금 더 부자가 될 수 있다.

신성진 배나채 대표 truth64@hanmail.net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10)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10)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