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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살 포스코 "혹독했던 4년 구조조정 졸업"…철강업 새해 전망 뒤섞여

중앙일보

입력

포스코가 2일 시무식을 열고 4년에 걸친 구조조정 졸업을 선언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이날 스마트화와 에너지ㆍ소재 사업을 향후 50년을 위한 신성장 동력으로 정한 것도 밝혔다.

2014년부터 부실사업·계열사 정리해 체질 개선 #국내 계열사 71개에서 38개로, 차입금 5조 상환 #기존사업 스마트화, 에너지·소재 미래 먹거리로 #철강업 전망 뒤섞여…보호주의 강화 '걱정거리'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 혹독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2000년대 후반부터 확대해 온 신규 투자사업들이 조기에 성과를 내지 못하며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던 시기였다. 한때 7조원을 넘겼던 연결 영업이익은 2015년 2조4100억원까지 추락했고, 8조원을 상회하던 현금ㆍ현금성 자산 등도 5조원 대까지 감소했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재도약을 선언했다. 시무식에서 50주년 엠블럼이 새겨진 깃발을 흔드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설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재도약을 선언했다. 시무식에서 50주년 엠블럼이 새겨진 깃발을 흔드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2015년엔 대대적인 검찰 수사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2015년 7월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권 회장이 “부실 사업이 예상보다 심각해 그룹 전체 부실로 확대될 수 있는 데다 검찰 조사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리게 됐다”며 “혁신 강도를 더욱 높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고백할 정도였다.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혁신은 포스코엔 선택이 아닌 숙명이었다. 권 회장은 이후 ‘IP(이노베이션 포스코)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했다. 비핵심 철강사업과 저수익ㆍ부실 사업을 대거 정리하고 유사 사업 부분을 합병해 효율성을 높였다. 스테인리스 봉형강을 생산하던 포스코특수강은 경영실적이 양호했음에도 장기적으로 업종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매각했고, 포스코LED와 원전서비스 업체 포뉴텍 같은 비핵심 사업도 정리했다. 또 철강 가공 유통 계열사인 포스코P&S와 포스코AST 등은 포스코대우로 합쳤다.

포스코 50주년 엠블럼. [사진 포스코]

포스코 50주년 엠블럼. [사진 포스코]

덩치를 줄이고 체질을 개선한 결과는 숫자로 드러났다. 한때 71개까지 늘어났던 포스코의 국내 계열사는 현재 38개가 됐고, 해외 계열사도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포스코 측은 “구조조정이 진행된 4년간 누적된 재무개선 효과는 7조원가량이며, 매년 약 4000억원의 발생 가능한 손실을 원천 차단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ㆍ현금성 자산은 한창 많을 때인 8조원 수준인 8조5500억원까지 회복했고 차입금을 5조원 이상 상환해 연결 부채비율은 67.6%로 떨어졌다.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포스코는 ‘지천명(知天命)’을 맞은 올해를 향후 50년을 위한 재도약의 해로 정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기존 사업 스마트화와 에너지ㆍ소재 사업 육성을 필수 과제로 삼고 있다. 먼저 철강ㆍ에너지ㆍ건설 등 핵심 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는 한창 진행 중이다. 생산현장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더해 스마트팩토리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재도약을 선언했다. 시무식 후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설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재도약을 선언했다. 시무식 후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에너지ㆍ소재 사업에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다. 포스코는 먼저 광양LNG 터미널을 동북아시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하고, 신재생 발전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남미ㆍ호주 등에서 리튬 함유 염수 및 광석 확보를 위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리튬 사업은 포스코가 선택한 미래 먹거리다.

한편 올해 철강업 전망을 두고선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철강 업계는 지난해 전반적인 회복세를 맞았다. 포스코는 1ㆍ3분기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가입했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도 3분기 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각각 17.1%, 23.9% 증가하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역시 중국의 구조조정에 따른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보호무역 장벽 강화가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는 캐나다와 일본 등 주요 철강 수입국으로 번지고 있다. 또 자동차ㆍ조선 등 대규모 수요를 만드는 산업의 장기 부진도 걱정거리다. 철강 업계는 올해 철강 수요가 지난해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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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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