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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는 국과수로, 불낸 엄마는 법정으로··· 광주의 비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남매 비극…한날 아이들은 부검대 불 낸 엄마는 법원에

지난달 31일 불이 나 3남매가 숨진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아파트 내부. [사진 광주지방경찰청]

지난달 31일 불이 나 3남매가 숨진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아파트 내부. [사진 광주지방경찰청]

광주광역시 아파트에서 일어난 아파트 화재 참변으로 숨진 3남매에 대한 부검과 불을 낸 어머니에 대한 구속 절차가 같은 날 진행된다.

2일 오전 10시부터 전남대병원서 삼 남매 부검 예정 #같은 날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엄마 영장실질심사 #경찰, 방화 아닌 실화 가능성에 점차 무게 두고 수사

2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자신의 집에 불을 내 세 자녀를 숨지게 한 혐의(중과실치사 등)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어머니 A씨(22)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진행된다.

지난달 31일 오전 2시26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3남매가 숨졌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 44분쯤 아버지 B(21)씨가 PC방을 가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 [사진 광주지방경찰청]

지난달 31일 오전 2시26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3남매가 숨졌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 44분쯤 아버지 B(21)씨가 PC방을 가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 [사진 광주지방경찰청]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새벽 시간대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11층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담뱃불을 이불에 비벼 꺼 불을 낸 혐의다. 이로 인해 작은방에서 잠을 자던 첫째(4), 둘째(2), 막내(생후 15개월·여) 등 세 아이가 한꺼번에 숨졌다.

A씨가 이혼한 전 남편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 화재 이후 수상한 진술 등을 고려해 당초 방화 가능성을 크게 봤던 경찰은 점차 실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A씨가 이불에 비빈 담뱃불이 화재로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A씨는 화재 직후 소방서 관계자들에게 "라면을 끓이려고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린 뒤 잠이 들었다"고 했다. 또 자신이 남편의 친구에게 전화를 건 지점을 당초 베란다라고 했다가 아이들이 있는 작은방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2시26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3남매가 숨졌다. 사진은 이날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3남매 친모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전 2시26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3남매가 숨졌다. 사진은 이날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3남매 친모의 모습. [연합뉴스]

A씨는 경찰에서 “죽고 싶다. 나도 죽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진정성이 있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했던 등을 고려해 여전히 거짓말탐지기 조사, 프로파일러 투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숨진 A씨의 세 자녀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다. 전남대병원에서 진행되는 부검을 통해 3남매가 숨진 정확한 경위가 조만간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부검 이후 아이들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인계할 예정이다. 가족들은 화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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