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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창시자 “투기 이어지면 암호화폐 시장 떠나겠다”

중앙일보

입력

이더리움(Ethereum)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지난 9월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이더리움은 가상화폐의 한 종류로, 맏형 비트코인에 이어 2위 가상화폐로 평가 받고 있다.조문규 기자

이더리움(Ethereum)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지난 9월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이더리움은 가상화폐의 한 종류로, 맏형 비트코인에 이어 2위 가상화폐로 평가 받고 있다.조문규 기자

비트코인에 이은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23)이 암호화폐 이용자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암호화폐 시장을 떠나버리겠다고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각) 부테린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더리움을 포함한 ‘모든’암호화폐커뮤니티에 경고를 보낸다”고 밝혔다.

부테린은 “가상 공간에서 디지털 화폐로 수억 달러를 버는 것과 현실 세계에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얻는 것의 차이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럭셔리 자동차 등 사치에만 주목하고 부적절한 농담을 주고받는다”며 “계속해서 헛소리만 내뱉는다면 나는 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난 여전히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이 화제가 되자 부테린은 29일 “암호화폐 생태계가 현실 세계에서 가치를 갖는 한 단지 투기 문화와 바보 같은 농담들이 존재한다고 해서 암호화폐를 생산을 중단하거나 느리게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비탈릭 부테린 트위터]

[사진 비탈릭 부테린 트위터]

한국에서는 이더리움을 이용한 대규모 다단계 사기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지검은 지난 20일 이더리움 채굴기 운영대행 업체 마이닝맥스의 회계관리를 전담하는 계열사의 이사 김모(34)씨 등 18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으로 도주한 마이닝맥스 대표 박모(55)씨 등 7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최상위사업자 4명은 지명수배했다. 또 계열사 대표로 있으면서 마이닝맥스의 홍보를 담당한 ‘오늘 같은 밤이면’의 가수 박정운(55)씨 등 3명은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많은 수익금을 암호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해 1만8000여 명으로부터 270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부테린은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한국에서 블록체인의 개념도 모르는 일반 투자자까지 자본이득을 노려 시장에 뛰어드는 최근의 행태를 “거품”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다만 “거품이 언제 부풀어 언제 꺼질지 예측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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